내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도 하기 싫어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왜 나만 이런 일을 해야 하지?”, “이건 좀 다른 사람이 해주면 안 될까?”
우리는 때로 업무를 분배하면서 자신이 하기 싫은 일, 귀찮고 반복적인 일을 자연스럽게 다른 동료, 조직 멤버에게 '부탁'이라는 명목하에 넘기곤 하죠.
리더가 되었을 때, 또는 주니어보다 경험이 많아졌을 때, “이건 네가 좀 해줘”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 일이 실제로는 내가 맡기기 전에 고민도 안 해본 일 일수도 있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렇게 그 일을 넘겨받은 사람이 내가 예전에 했던 불만을 똑같이 느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에요. “왜 나한테만 이런 걸 시키지?”, “생각은 본인이 하고, 일은 내가 다 하나?” 그 말, 우리도 예전에 한 번쯤 해봤잖아요. 그런데도 어느 순간, 나도 누군가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대하고 있다면 어쩌면 나는 그때의 ‘불만’이 아니라 ‘태도’를 배운 걸지도 몰라요.
가끔은 이런 마음도 들 수 있어요.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해줬으면 좋겠어.” 그게 훨씬 편하고, 빠르게 일이 진행되는 것 같거든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저 역시 윗사람이 그런 식으로 저를 대할 때 답답하고 억울했던 적이 있었어요. 아무런 맥락 없이 지시만 받고, 의견을 내려고 하면 “그냥 그렇게 해”라는 말로 가로막혔던 순간들. 일은 했지만 동료가 아니라 ‘도구’처럼 느껴졌던 경험들. 그런 경험들이 싫었다면,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리더든, 팀원이든 동료든 일은 함께하는 거예요. 역할이 다를 뿐, 사람은 똑같아요. 그러니 내가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그걸 남에게 쉽게 넘기기 전에 왜 싫은지, 정말 내가 안 해야 하는 일인지 한 번쯤은 스스로 물어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시키기 전에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내가 그 사람의 입장이라면 어떤 설명이 필요할지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은 시키는 일만 하고 싶지 않아요. 같이 일하고 싶어 해요. 내가 그런 사람이고 싶다면, 누군가에게도 그런 리더, 그런 동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시작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쉽게 남에게 넘기지 않는 것”, “시키는 일만 기대하지 않고, 같이 할 수 있는 일로 만들어가는 것”일 수 있어요.
조직은 역할로 움직이지만, 사람은 태도로 움직여요. 그 태도 하나하나가 쌓여 당신이 어떤 리더인지, 어떤 동료인지 조용히 말해주고 있을지도 몰라요.
오늘 내가 넘긴 그 일이,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