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만 흔하지 않을 한 걸음을 내딛는 당신에게 드리는 한 마디 "함께"
리드들과 일대일 면담을 할 때면, 비슷한 이야기들이 종종 듣게 됩니다. 팀을 이끄는 자리에 막 오른 이들이 특히 그런것 같아요. 자신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오롯이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 그 마음 안에는 조급함이, 때로는 두려움이 자리 잡게 되는 거죠.
성과로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이해됩니다. 누군가는 리더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더 빠르게, 더 명확하게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다짐이 내면 깊은 곳에서 느껴지기도 할 테죠. 조직에서 리더란 곧 ‘결과로 말하는 사람’이라는 기대가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조급함이 때로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바로 "함께"입니다.
팀 멤버들과의 관계, 신뢰,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는 감각. 그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조직은 시스템으로 굴러가지만, 팀은 사람으로 움직이까요. 그리고 그 움직임은 서로의 호흡과 리듬이 맞을 때 비로소 자연스럽게 힘이 생기고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잘 연주된 합주는 개개인의 실력이 아닌, 그들이 서로를 어떻게 듣는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신임 리드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는 '업무 성과를 빠르게 보여주고 싶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눈앞의 성과에 몰두하는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성과는 멤버들과의 밍글, 다시 말해 마음의 연결과 공동의 리듬이 있을 때에야 비로소 지속적인 형태로 나타나요. 관계가 없이는 제대로 된 성과도 없고, 이는 단순한 이상이 아닌 실제로 작동하는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따금 우리는 결과가 전부라고 착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어떤 상황에서는 결과가 중요하기도 하죠.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과정의 그림자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의 합이 단단할수록 결과는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는 잠시 눈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그 이면의 신뢰와 연결은 팀을 지탱하는 뿌리가 됩니다. 마치,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처럼.
저 역시 경험을 통해 그것을 배웠어요. 멤버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시기엔 아무리 목표를 세워도, 팀은 따로 놀았고, 회의는 형식이 되었고, 실행은 제각각이었죠. 말은 오갔지만, 마음은 엇갈렸으니까요.
반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방향을 맞췄을 땐, 비록 시작은 작고 느렸지만 점차 눈에 띄는 변화들이 쌓여갔어요. 그 작은 성공들은 무너지지 않을 자신감을 심어줬고, 팀 전체를 하나로 묶는 중심이 되었어요. 그렇게 저는 조직을 조금씩 성장시켜 왔고 멤버들과 함께 인정받아왔어요.
작은 성공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에요. 그것은 함께 만든 결과이고, 공동의 의미가 스며든 경험인 거죠. 함께였기에 기뻤고,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감정이 쌓일수록 팀은 견고해졌고, 다음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었고 또 그렇게 기회를 쌓아 갔어요. 중요한 건 이 작은 성공들이 결국 큰 성공의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것이에요. 그것이 바로 누적의 힘, 관계의 힘이죠.
작은 성공이란 꼭 거창한 무언가를 이뤘다는 뜻은 아니에요.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된 회의 한 번, 갈등을 넘어서며 쌓은 신뢰 한 조각, 혹은 한 명의 멤버가 용기 내어 아이디어를 낸 그 순간. 그 모든 것이 작지만 진짜인 변화예요. 그리고 그것들이 쌓일수록, 팀은 더 단단해지고 우리는 그런 경험 위에 다음 걸음을 딛는 거죠.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나"가 아닌, "우리"에서 비롯됩니다. 혼자 낼 수 있는 속도는 한계가 있죠.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하면, 조직은 쉽게 지쳐요. 속도는 빠를지 모르지만, 그만큼 금방 소모되니까요. 반대로, 팀과의 합을 먼저 세우고 함께의 의미를 찾아간다면, 비록 처음엔 느릴지라도 결국에는 더 멀리, 더 깊이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진짜 성장은 관계를 기반으로 움직인다고 보니까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큰 성공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아요. 그것은 오랜 시간, 여러 번의 “작은 우리”들이 축적되어 만들어낸 하나의 결실이니까요.
"우리 팀은 지금 어디쯤일까", "나는 지금 누구와 함께 걷고 있을까", "우리는 정말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걸까".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함께"라는 말의 무게를 얼마나 실감하고 있을까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