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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꽉 닫힌 결말을 좋아한다.
드라마든 영화든, 끝은 네가 정해-라는 뉘앙스는 내가 투자한 시청 시간에 대해 배신당한 느낌이다.
니 이야기잖아. 그래서 어쨌다고. 나한테 결말을 맡기려면 처음부터 왜 시작을 한 거야.
그래서 너와 끝난 이야기도 꽉 닫힌 결말로 끝났으면 했다. 그래서 널 죽였지.
내 기억 속에서 내가 사랑한 너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었다. 사랑받고 사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넌 죽어야 했고 사랑으로 남겨진 감정을 박제할 수 있었어. 그래. 그렇게 내 인생의 전시관에 내가 죽기 전까지.
나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가끔 그 전시관에 와서 구경을 하게 될 거다.
아. 이게 이 사람이 한 사랑이구나.. 하고. 네가 배신한 너와 나의 사랑이 이렇게 떡하니 아름다운 모습으로 전시까지 되어있으니 사기 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내 사랑의 결말도 내가 정해. 넌 죽었고 난 살아남았어. 우리의 마지막 감정은 사랑이고 난 더 이상 너를 찾지 않을 수 있다. 그래. 그걸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