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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Mar 30. 2023

서른여덟, 나는 즐겁게 살고 싶다.

선물


누군가 나에게 하루의 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독서를 하는 것이라고 말할 것 같다. 작년 가을 이곳으로 이사를 하고 새롭게 시작한 일 중 하나가 독서모임을 만든 것인데 그만큼 함께 읽고 이야기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었다. 그리고 좀처럼 이른 기상을 힘들어했는데 독서모임을 하는 멤버들과 기상미션을 하면서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30분 더 일찍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아침에 한 시간 넘는 시간을 갖게 된 나는 그 시간에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일에 쏟고 있다.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도 있고 글을 쓸 수도 있는데 아침시간이 좋은 점은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일단 의자에 앉으면 거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피곤하거나 어려운 문장이라 집중이 잘 안 된다 하더라도 그러면 그러는 대로 하다 보니 꾸준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나 이른 기상의 좋은 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성취감이다. 뭐 하나 뛰어나게 잘하는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나지만 내 의지대로 계획해서 그것을 이룬다는 사실은 커다란 성취감을 안겨준다. 이러한 성취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자신감을 갖게 해 준다. 자신감이 있으니 어디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작아지거나 동화되지 않게 되는데 이는 이미 내 안에 있던 씨앗이 열매로 꽉 채워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쓰다 보니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글을 쓰고 독서를 하는 이 행위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실은 별거 있는 걸 넘어 나 자신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피곤하고 가끔 포근한 이불속 유혹을 뿌리치는 게 어려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받으면 기분 좋은 선물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 시간이라는 선물을 잘 풀러 봐야겠다. 선물은 언제 받아도 기분 좋은 것이니까 절대 물릴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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