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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희 Oct 06. 2024

9.30

아저씨도 요가합니다

9월 30일 아쉬탕가

다인요가 수정 선생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자리엔 다른 것들이 자리 잡았다.

바라보느라 재미있었고 먹느라 즐거웠던 것들이 단단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것들을 덜어내러 요가원을 찾았다.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잘 비워낼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익숙한 공간이지만 어느 왠지 달라 보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짧은 여행의 기간만큼 멀어진 탓일까.

그렇지만 원장님과 선생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나니 낯섦은 신선한 환기가 되었다.

실로 오랜만에 매트 위에서 땀을 쏟았다.


타국의 땅 냄새와 그곳에서 실어온 무게를 털어내니 상체가 떨려왔다.

비워낸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다.

오롯이 나라는 공간으로 내 안에 존재하기란 땀을 흘리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팔과 다리가 무거워지고 눈에 보이는 모든 살갗에 땀이 번질 때 가벼워진 마음을 느낀다.


가을 초입에 불어오는 밤바람이 발목으로 목덜미로 스며든다.

남은 것을 비워내러 다시 돌아올 길을 걷는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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