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도 요가합니다 시즌 2
2024.01.03.
돌아온 탕자는 따뜻한 아버지의 환대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안도하고 고마웠을 것이다.
나 역시 매트 위로 돌아와 요가의 열렬한 환대를 받고 왔다.
당기는 배와 뻐근한 허벅지.
뒤에 이어지는 사바아사
그래, 내가 돌아왔다.
이 맛에 요가를 한다!
2023년을 돌아보며 나는 다시 요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회사와의 거리, 시간을 모두 종합하여 고민한 결과 광화문 근처에 있는 요가원에 등록하였다.
퇴근하고 약 50분 정도 공부할 여유도 있고 15분을 걸으면 도착할 거리에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수련이란 꾸준히 다닐 수 있어야 의미가 있는 법이다.
그러려면 게을러질 수 있는 요소들을 미리 차단하는 게 좋다.
어쨌든,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요가원에 오늘 첫 등원을 하였다.
나의 첫 수업은 아쉬탕가였는데,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니 참 좋았다.
빈야사를 반복할수록 수련하지 않은 기간 동안 굳은 나의 몸이 깨어났다.
마음 같아서는 빈야사를 지칠 때까지 하고 싶었다.
원장 선생님(아직 성함을 모른다)의 목소리를 따라 열심히 움직이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나는 항상 내 앞에 선 선생님이 최고의 교사라고 생각하고 따른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성향이 있어 가르치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무엇을 배우든 가르침을 받을 땐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좋다고 믿는다.
그러면, 수련 시간이 즐겁다.
어떤 아사나를 하더라도 좋은 성과가 따른다.
기분 좋은 보람은 덤이다.
나는 여전히 머리서기를 하기엔 모자라지만 돌핀 자세라도 하며 머리서기를 위한 몸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언젠가는 머리서기에 성공할 것이다.
어쩌면, 죽는 날까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뭐 어떠랴.
요가 수련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몸을 탐색하고 하루를 씻어내는 일종의 제례에 가깝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내가 왜 여기에서 요가를 하고 있는지, 내가 오늘 왜 일을 했는지 물어보고 돌아본다.
자, 다시 시작이다.
오늘의 기분 좋은 뻐근함을 안고 잠에 들자.
내일도 열심히 살아갈 하루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참, 내일은 선생님에게 사진 한 장 촬영해달라고 부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