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희 Jan 04. 2024

퇴근 후에 요가 한 시간 어때?

아저씨도 요가합니다 시즌 2

어제 안 쓰던 몸을 오랜만에 움직였으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면 욱신거릴 줄 알았다.

근데, 이게 뭐야?

왜 개운하게 일어난 거야!

물론, 배는 약간 당기고 허벅지는 알싸하지만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았다.

오호라.

컨디션이 좋으면 더 기쁜 일이지 뭐.

이번 주에 요가원에 등록했기 때문에 주 3일 수업을 연달아 들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이틀 연속 힘든 수업을 듣고 금요일에 싱잉볼로 휴식을 취할 계획을 세웠다.

원장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싱잉볼 요가는 힐링 요가의 한 종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러고 금요일 밤에 야간 드라이브를 떠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컨디션이 좋으면 더 좋지요!

자, 이러한 이유로 오늘은 아침부터 출근길이 즐거웠다.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고나 할까?

버스 안에서 50분 동안 졸기도 하면서 잠은 충분히 채웠다.

당연히 퇴근하고 공부를 하는 시간에도 지치지 않았다.

역시, 이래서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하는 거다.

운동을 하면 지친다고?

아냐, 오히려 운동을 할수록 기운이 넘친다고.

그러니까, 퇴근 후에 요가 한 시간 해야 한다.

술 한 잔은 조금 뒤로 미뤄 두세요.

오늘은 다른 선생님에게 코어를 강화하는 수업을 들었다.

하체의 힘을 많이 쓸 예정이므로 충분히 몸을 늘려주면서 시작하였다.

나는 요가 수련 중에 명상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데, 오늘처럼 힘을 많이 쓸 수련 전에 하는 명상이 참으로 맛나다.

오로지 호흡에 집중하며 배에 슬쩍 힘을 주었다 푸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힘을 한 곳에 모을 집중력이 생긴다.

그리고 수련이 시작되면 공복이지만 하체에 힘이 모인다.

명상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신체의 움직임에도 집중할 정신력이 생기는 것이다.

솔직히, 나의 요가 수련을 방해하는 요소는 나의 뱃살이다.

쟁기자세를 할 때 특히 도드라지는데 열 호흡 이상을 버티기 어렵다.

젠장, 한창 수련할 때는 문제도 아니었거늘!

그렇지만 정신력으로 버틴다.

아, 선생님은 강제로 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내 육체에 지기가 싫으니 문제다.

선생님, 제 몸뚱이의 저주는 언제 풀리나요?

몸을 V로 만들어 버티고, 양다리와 양팔에 힘을 분산하여 허리를 들어 올려 견디고, 쟁기자세에서 힘이 쳐지는 뱃살의 중력을 이겨낸다.

그래, 오늘도 수련을 완료했다.

희한한 자세였을 테고 완성된 모양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만 놓아달라고 아우성대는 나의 못난 육체를 붙잡고 이 시간을 이겨냈다.

이 뿌듯함이야말로 수련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제, 요가 수련 일지를 쓰고 나면 나의 하루도 끝난다.

나는 오늘도 잘 해냈다.

내일 하루도 열심히 살아내어 오늘의 긍정적인 감정을 쌓아가겠다.

언젠가 한데 뭉치는 날이 오면 참으로 감격스러운 하루가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 내가 돌아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