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다니고 있는 단골 미용실이 있다. 나는 늘 같은 장소를 찾는데, 나를 담당하는 헤어 디자이너들은 자주 바뀌어서 지금까지 5명은 족히 내 머리를 정성껏 만져주고 떠났다. 익숙한 단골 미용실에서 낯선 헤어 디자이너가 나에게 물었다. “신기하지 않아요? 머리카락은 이렇게 길게 길게 자라는데, 눈썹이랑 속눈썹은 왜 일정 길이 이상 자라지 않는 걸까요? 딱 이 정도에서만 멈춰있잖아요. 우리 몸의 다른 털들도. 난 이게
너무 궁금해. 늘 생각하는 거예요. “ 헤어 디자이너의 말을 듣던 내가 대답한다. ”처음부터 인간이 그렇게 창조된 거 아닐까요? 우리의 DNA 정보가.” 이런 알쏭달쏭한 대화를 나누며 두 사람의 대화는 더욱 깊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