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어떤 사람에게도 가벼운 느낌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 내게 잘못을 했거나 큰 죄를 지었을 때, 내 마음 안에서 그를 위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감정을 '선택'하는 것. 그게 용서가 아닐까 싶다. '용서'라는 것은 원래 왕만이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하가 뚜렷한 관계에 있어서는 정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용서하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사실 교만한 것이고 스스로가 우스운 꼴이 되어버리니까.
평생 용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가? 각자가 처한 상황과 사연을 내가 다 알 수 없기에 감히 용서하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우리가 '용서'라는 감정을 선택할 때, 오래 갇혀있던 감옥에서 나와 자유롭게 날아가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될 것이다. 오랜 세월이 걸리더라도, 살면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용서하는 일은 한 번쯤 꼭 해볼 만한 일이다. 괴롭고 아픈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나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