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하루

팀, <하루가 길다> / 타샤니, <하루하루>

by 유작가


<하루가 길다> -팀


널 보내고 하루가 길다

너를 하루빨리 잊고 싶은데

바쁘게 지내자 말은 해봐도

니 생각 말곤 손에 안 잡혀

이제는 그만 잊을 때도 됐는데

며칠 째 그 날이 그 날 같아

웃고 싶은데 살고 싶은데

잘 사는 척도 못해 난


하루 종일 잊어도 생각이 나는 걸

잊어야 할 추억이 너무 많아서

한 달에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너를 잊고 편히 잠들 수 있다면

너 때문에 참 하루가 길다


*너는 이런 나를 알고 있을지

너 하나 땜에 아무것도 못하는

내 하룰 알고 있을지*


밤새도록 널 잊고 잊고 잊어도

눈 뜨면 또 어제와 같아

이렇게 살아 내내 이렇게 살아

매일매일 이별하듯이


하루 종일 울어도 눈물이 나는 걸

두 눈을 감아도 눈물이 나는 걸

하루에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너를 잊고 편히 웃을 수 있다면


너 때문에 하루가 길다

**

잠깐이라도 너를 한 번만 보고 싶다


가수 팀(Tim). 본명은 황영민. 2003년 1집 앨범 <<Tim 영민>>으로 데뷔해 <사랑합니다>, <고마웠다고>, <가끔씩 눈물이 나죠> (이 노래는 내가 좋아해서) 등의 히트곡을 내며 로맨틱 보이, 감성 발라더의 대열에 당당히 오른 팀. 메이크업하지 않아도 잘생김이 묻어나는 얼굴과 훤칠한 키,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훔쳐간 마음 도둑님.


하지만 데뷔 후 여러 해 동안의 공백기가 있었고, 사람들에게 점점 잊혀갈 때쯤 2010년 5집 앨범 <<New Beginning>>을 들고 나타났다. 앨범 제목처럼,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마음으로 정성 들여 만들었을 5집은 탄탄한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이전보다 한결 더 편안해지고 깊어진 팀의 음성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오늘 소개할 곡은, 5집 앨범 발매 후 1년 만에 다시 들고 온 미니 앨범의 타이틀 곡 <하루가 길다>. 이 앨범에 참여한 이루마, 황성제, 김진환, 송양하 등 초호화 작곡가들도 믿음이 가지만, 속삭이듯 감미로운 목소리부터 듣고 난 후에도 귓가에 맴도는 여운을 남기는 변화무쌍한 팀의 명품 보이스는 더더욱 리스너들에게 큰 만족과 기쁨을 느끼게 한다. 데뷔 때부터 느꼈지만 팀의 노래들은 가사에도 참 많은 애정과 공을 들인 티가 난다. 특히 이별 노래가 많은데, 애절한 노랫말이 노래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 여운을 갖게 하는 것 같다. <사랑합니다>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곡이니 패스. 오늘은 <하루가 길다>의 가사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널 보내고 하루가 길다

너를 하루빨리 잊고 싶은데

바쁘게 지내자 말은 해봐도

니 생각 말곤 손에 안 잡혀


이제는 그만 잊을 때도 됐는데

며칠 째 그 날이 그 날 같아

웃고 싶은데 살고 싶은데

잘 사는 척도 못해 난


어쿠스틱 피아노 음 위를 미끄러지듯 자신의 음색을 잘 풀어, 잔잔히 불러내는 가수 팀. 너를 보내고 난 뒤의 하루. 1분이 1시간처럼... 평소보다 이상할 정도로 길게 느껴지는 낯선 시간들. 이별이 시작된 기나긴 날들 동안 남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그녀를 잊어낼까. 이제는 들어줄 수도 없는 당신에게 하소연하듯이 주절주절 현재 나의 상태를 떠들어댄다. 나도 웃고 싶고, 잘 살고 싶은데 잘 사는 척도 못하는 순수하고 정직한 남자.


하루 종일 잊어도 생각이 나는 걸

잊어야 할 추억이 너무 많아서

한 달에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너를 잊고 편히 잠들 수 있다면


하루 종일 울어도 눈물이 나는 걸

두 눈을 감아도 눈물이 나는 걸

하루에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너를 잊고 편히 웃을 수 있다면


가장 힘든 건, 잊어야 할 추억들. 누가 그랬다. 함께한 시간의 2배의 시간은 지나야 사랑했던 시간들을 잊을 수 있다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편히 잠들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이 남자는, 그녀를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했을까.


하루 종일 울고 또 울고, 수도꼭지처럼 멈추지 않는 눈물들. 그렇게 울다 지치는 날들이 반복되는 게 오히려 잘된 거라는 생각도 든다. 슬픔의 바닥까지 찍어 본 사람만이 그 슬픔을 이해할 수 있고 위로할 수 있다. 이제 바닥을 짚고 일어서서 올라올 일만 남았으니까. 마음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뒤로하고 더 성숙해진 나를 마주하며 웃을 수 있는 그런 날은 누구에게나 다 온다.


너 때문에 하루가 길다

너는 이런 나를 알고 있을지

너 하나 땜에 아무것도 못하는

내 하룰 알고 있을지


잠깐이라도 너를 한 번만 보고 싶다


이 노래가 아프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누군가 때문에 몇 날 며칠을 잠들지 못하고, 두 눈을 감아도 눈물이 날 정도로 사랑해본 적이 있습니까? 스치듯 잠깐이라도, 아주 멀리서라도 한 번만 보고 싶을 정도로 그리운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이 뭔지 저도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렴풋하게라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팀, <하루가 길다>와 함께 엮고 싶은 노래는 타샤니, <하루하루>.


<하루하루> -타샤니


et puis tu es parti,

je ne peux pas vivre sans toi

Je pense a toi chaque jour

et toute la nuit, Je vous desir

Tu me veux

tu me manque et mon amour


혼자 있어도 난 슬프지 않아

그대와의 추억이 있으니

하지만 깊은 허전함은 추억이

채울 수 없는 걸


언젠간 나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거야

차가운 그대 이별의 말에

할 말은 눈물뿐이라서

바라볼 수 없던 나의 그대


*하루하루 지나가면 익숙해질까

눈을 감아야만 그댈 볼 수 있다는 것에

더 이상 그대의 기쁨이 될 수 없음에

나는 또 슬퍼하게 될 거야


하루하루 지나가면 잊을 수 있을까

그대의 모습과 사랑했던 기억들은

끝내 이룰 수 없었던 약속들을

나는 또 슬퍼하고 말 거야*


Oawn lalls to dusk and again

I find myself needin what was

Souls of the late same enchained

baby I'm to blame

brought upon rain of cursing pain

that shadows upon us in this vein

that it I could obtain

but, the the pride can never admit to shame

Yet I, deny can't seem to lay

what we had to die

and not a day passes me by cried

till waterfalls dissipate to dry flow

I repent and reminice on everything you meant

Alone at destinies end a path

that I can never chance again...

Je t'aime


언젠가 나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거야

차가운 그대 이별의 말에

할 말은 눈물뿐이라서

바라볼 수 없던 나의 그대

**


그룹 ‘타샤니’를 아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나이는 이미 30대를 지나온 세대 ㅋㅋ 나이를 밝히면서까지 이 그룹과 <하루하루>라는 노래를 소개하는 것은 그만큼 이 곡이 명곡이기 때문. 타샤니(Tashannie)는 당시 타샤(Tasha)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윤미래와 애니(Annie)로 이루어진 여성 듀오다. <하루하루>는 1999년 윤미래와 애니의 데뷔작 <<Parallel Prophecys>>의 수록곡으로 이 앨범의 전반적인 프로듀서는 윤미래가 속해있던 그룹 ‘업타운’의 정연준이 담당했다. (<하루하루>는 원래 정연준의 곡이었으나, 타샤니가 원곡에 못지않은 흡인력으로 제대로 리메이크했다고 함)


<참을 수 없어>, <경고> 등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타샤니의 노래들. 당시 유행했던 테크노와 R&B를 대중음악과 적절히 섞고 보컬 윤미래와 래퍼 애니의 색깔과 매력을 잘 담아낸 앨범이다. 무엇보다 이 음반에서 높이 평가해야 하는 점은 재미교포 출신인 두 명의 멤버가 ‘힙합’을 추구하며 노래 안에 자연스럽게 살렸다는 것이다.


피치 못할 그들만의 사정으로 타샤니는 해체하게 됐지만, 타샤니의 성공을 통해 윤미래라는 신이 내린 아티스트를 재발견하게 되고, ‘타샤’에서 이니셜

‘T’로 활동하면서 더 많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타이거 JK와의 결혼 이후에도 꾸준한 음악 활동을 하며, 남성 못지않은 현란한 래핑과 흑인 필이 가득해 수많은 래퍼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기량 넘치는 보컬이자 래퍼 윤미래. 언제 들어도 그녀의 음악에는 영혼이 담겨있고, 진심 어린 눈물과 감동이 있다.


혼자 있어도 난 슬프지 않아

그대와의 추억이 있으니

하지만 깊은 허전함은 추억이

채울 수 없는 걸

언젠간 나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거야

차가운 그대 이별의 말에

할 말은 눈물뿐이라서

바라볼 수 없던 나의 그대



알아들을 수 없는(?) 불어로 잔잔한 내레이션이 지나고 나면, 윤미래의 리듬감과 절제력 담긴 보컬이 시작된다. <경고>에서 보여줬던 파워풀한 모습과 달리 윤미래에게 R&B를 소화하는 능력이 어떤 가수보다 깊다는 사실이 여실히 보여주는 노래다. 말 그대로 리듬 앤 블루스. 리듬을 타면서 블루스를 추듯 자유롭게 음을 밀고 당기며 감정 표현을 해내는 그녀에게는 가수라는 직업이 천직 같다.


앞서 소개한 팀의 <하루가 길다>에서는 이별 후의 잊혀지지 않는 사람 때문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흐른다 했지만, <하루하루>에서는 그대와의 추억 때문에 혼자 있어도 슬프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바로 뒷 구절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언젠간 나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거야’라고 적어도 이 주인공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차가운 이별의 말 때문에... 이미 그 날카로운 말로 인해서 그대를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흘릴 눈물을 다 흘렸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슬프지 않다고... 추억이 있으니까 난 견딜 수 있고, 여전히 네가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은 나에게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을 가슴속으로 외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루하루 지나가면 익숙해질까

눈을 감아야만 그댈 볼 수 있다는 것에

더 이상 그대의 기쁨이 될 수 없음에

나는 또 슬퍼하게 될 거야


하루하루 지나가면 잊을 수 있을까

그대의 모습과 사랑했던 기억들은

끝내 이룰 수 없었던 약속들을

나는 또 슬퍼하고 말 거야*


중독성 있는 이 노래의 후렴 멜로디. ‘하루하루 지나가면 익숙해질까/ 하루하루 지나가면 잊을 수 있을까’ 마치 한을 풀어내듯 한 음정 한 음정 딱 부러지게 발음하고 노래하는 윤미래의 정직하고 솔직한 창법이 좋다.


그대의 기쁨이 되는 사람이 이제 내가 아닌 게,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대의 모습과 사랑했던 기억들. 나와는 이룰 수 없던 약속들을 이제 누군가와 하고 있을 당신을 기억할 때 나는 또 슬퍼하고 말겠지.


이 세상에는 오래돼서 좋은 것들이 많지만, 노래도 특히 그런 것 같다.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오히려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 그런 기억을 소환시키는 최고의 마법이 오래된 노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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