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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작가 Oct 10. 2022

오늘의 라면

국수를 마주하며

 국수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좋아하는  하면 빠질  없는 . 바로, '라면'이다.  좋아하는 사람 치고 라면 싫어하는 사람  봤다. 라면이 좋은 이유세 가지. 차려 먹기 편하고, 값싸고, 맛있다. 그리고 기호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떡라면, 치즈라면, 오징어라면, 짜장라면, 꽃게라면  굉장히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 아닐까? 사람들은 라면에 계란이나 파라도 넣어 먹어야 제대로 먹는  같다고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라면과 스프 둘이면 충분하다.


 어릴 때부터 라면을 좋아해서 자주 먹었는데, 가장 좋아하는 라면은 진라면이었다. 신라면은 너무 맵고너구리는  굵기와 다시마가 부담스럽고(짜파구리는 맛있는  인정), 오징어짬뽕은 간이 너무 세서, 진라면이 적당했다. 그런데 요즘은 우리 엄마가 어릴  즐겨 먹었다던 삼양라면이 제일 맛있는  같다. 입맛도 나이와 세월에 따라 변하는 건가.(참고로 컵라면은 왕뚜껑만 먹고, 생각나면 먹는 사골탕면도 별미)


 라면을 주로 먹는 날은 언제인가? 집에 밥이 없는데 햇반도 없고, 해 먹고 나가기엔 시간이 없을 때. 그리고 비가 올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주로 이렇게 인 것 같다. 오늘 나는 미리 해둔 카레도, 밥도 있었지만 한 그릇을 비우고도 헛헛한 마음이 들어서 라면을 또 끓여 먹었다. 마침 아까 비가 왔고, 기온은 매우 차졌으며, 스트레스도 좀 받은 것 같다.


 비가 오면 애호박전을 해 먹는 날도 있는데(몇 개 안 되는 나의 요리 필살기) 이상하게 공기의 영향이 있는 건지, 부침개를 부칠 때는 기름의 고소한 냄새가 더 멀리 퍼지는 느낌. 라면도 그렇다. 라면 스프가 내는 약간 매운 냄새와 유탕면이 물에 풀어지며 내는 고소함(?) 때문인지, 비 오는 날엔 왠지 모르게 라면이 더 당긴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비싼 파스타가 주는 맛과 멋이 있듯이, 집에서 혼자 대충 끓여 먹는 뜨겁고 매콤하고 짭짤한 라면이 주는 맛과 멋이 있다. 모든 게 꼬불꼬불 꼬인 것 같은 날엔 라면을 먹자. 라면이 주는 위안이라는 걸 느낄 수도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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