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들이 나뒹군다
끝을 맞춰 고이 접어
욕실 서랍 속
차곡차곡 쌓으려던 것들,
발에 차여 맥없이 흩어졌다
결을 맞추고 색깔을 맞춰
하나씩 줄 세워 두고
보송보송 내 볼에 닿게 하려던 것들,
바닥에 나뒹군다
하나하나 정성 다해 마련해 두고
마음이 축축한 어느 날 꺼내어
뽀송하게 닦으려던 것들, 나자빠져 있다
하루 종일 빨고 말려서 개키던 것들이
나굴고 있어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없어
그저 멍하니 본다
내일 아침, 쓸 수건이 없겠구나
뚝뚝 마음이 흘러내려도 닦아낼 것 없으니
그냥 손으로 툭툭 털어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