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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복이야 Mar 05. 2024

이름표를 붙이고

20240305



광막한 세상으로 가는

걸음걸음마다, 하나하나

이름을 붙인다


아득히 넓은 세상으로의 입장 티켓

여기저기 보이는 곳마다 적어

'나예요. 내 것입니다 '라고 외친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달랑 내 이름 석 자


생경한 풍경 속 낯선 얼굴들

보다 보면 멍하니 길을 잃을까

길을 놓치고 나마저 잊을까

수없이 이름을 말한다


끈적끈적한 스티커 아래 가려둔 두려움

칭칭 테이프로 감아 놓은 불안함

떨어지면 사라질까 안절부절못하는 마음


시간이 나의 향기를 머금고

손 때 묻은 것들은

내 지문을 문신처럼 품는다.

그러고는 떨어져 나간 내 이름표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을, 시간을 꿈꾼다


또 다른 드넓은 세상을, 소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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