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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복이야 Mar 03. 2024

빨래를 개다가 / 매일에게 / 몸살

20240301

  


빨래를 개다가(20240301)


창밖을 좀 봐
하늘이 너무 예뻐
정성 들여 머리를 빗고
한참 거울을 보다
밖으로 나간다

돌아온 너는
발그레한 볼에 담아 온 봄 냄새를
내게 나누어 준다

소파 한쪽 쌓여진 빨래를 개다가
네 덕분에  3월인걸,
봄인 줄 알았다

 





매일에게(20240302)


달력을 들여다본다
요즘처럼
하루하루를 꾹꾹 눌러
아껴서 보낸 적이 없다
1일부터 31일까지
매일을 다정하게 맞이한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아끼는 시간을 기꺼이 내어놓고
가슴 깊이 생각을 하다
마음을 담아 이름도 붙이고
조용히 입속에서 불러도 보다
내게 와준 날들에게 편지를 쓴다

감사일 때도
사랑일 때도
좌절일 때도
시무룩할 때도
그리움일 때도
부끄러움일 때도
까르르 웃음일 때도
답답함일 때도
반짝임일 때도
숨기지 않고 그대로 적는다
그것이 내게 와준 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다
꾸준할 나의 매일이다







몸살(20240303)


어지러운 책상 위에서
어제 쓰던 연필을 찾다가
조금 전 생각을
기억하지 못하는 내 속이
책상 위보다 더 어지럽구나 한다

마음이 어수선하면
몸이라도 지탱해 주면 좋으련만
둘은 짝꿍인 양 언제나 함께 움직이더라
자주 헷갈린다
마음이 힘들어 몸이 따라가는지
몸이 아파 마음도 힘을 놓아버리는지

하나가 무너져 내려도
다른 하나는 부여잡을 줄 알아야 한다
여러 이름을 가진 어른이므로
내 이름 말고 엄마 아내 딸 며느리
나는 이제 다 자란 사람이다






오늘 갑자기 브런치 북으로 쓰고 싶단 생각에

3월 1일과 2일에 '축복이야, 365' 매거진에 올렸던

글도 데려왔습니다.

3월 한 달 동안의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생각을 행동으로 쉽게 옮기는 하는데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 일단 시작해 봅니다.

쑥스러운 마음 따위는 접어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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