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며 놀라곤 했다. 브런치는 내가 놀라곤 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마치 미지의 도서관이라고 할까? 글을 읽을 때면 생각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재능 때문인가?’ 그들이 이토록 글을 잘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면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고(글 잘 쓰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 하는데.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수시로 메모를 하며 책을 읽다 좋은 문장 발견하면 기록해 둔다. 일기와 식단일기도 쓰고 있지만(매일 기록하지는 않는다) 나의 글은 늘 미완성이다. 글을 쓰는 시간보다 퇴고하는 시간이 몇 배는 더 소요된다. 심지어 발행하고 다시 읽어보면 수정해야 할 부분이 계속 눈에 밟힌다. 아마도 수정 작업을 하다 보면 글이 반 토막 되지 않을까? (아마도...) 그래서 일단 발행한 글은 잘 읽지 않게 된다.
미완성 글이지만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다면 감사함과 기쁨을 넘어 환희를 느낀다. 내 글을 누군가에게 공개한다는 것은 이제 막 잠에서 깬 얼굴에 헝클어진 머리, 게슴츠레한 눈으로 입을 쫘~악 벌리며 하품(하마 하품을 방불케 하는) 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느낌이랄까. 허허허~;;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늘 나를 작아지게 하는 듯하다. 그 마음을 내려놓고 나만의 그릇을 빚어내야겠다. 나의 감정이 그대로 그릇에 발현될 수 있도록. 내 그릇이 지금은 비록 찌그러진 모양일지라도 부끄러워하지 말자. 자신감은 내가 나를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이라 했던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 되었건 아끼고 안아줄 수 있는 마음도 자신감이라 생각한다. 먼 훗날 이 글과 만난 나의 그릇은 어떤 모양일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