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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복아 Jul 20. 202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학생에게 진심이려고 노력했었고, 학교를 사랑했었다. 하지만, 내가 교직을 떠난 이유는... 교사를 보호해 주지 않은 권리 때문이었다.  '학교'라는 공간은 학생이 있기에 교사가 있는 게 아니라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있기에 존재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라는 의미 없는 질문에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


 학교라는 곳이 과거에 비해 의미가 많이 변했다. 그리고 학부모의 교육 수준 또한 엄청 높아졌고, 저출산으로 인해 자기자식을 과잉보호하며 도를 넘는 민원의 수준은 폭주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학교라는 곳은 적신호의 불이 켜져 있다. 여러 기사를 접했지만, 정말 충격적인 기사는 '초등새내기교사가 교내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다. 이 기사를 읽고, 그 고통을 알기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리고 지금 학교에서 담임교사의 위치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암시하고 있다. 작년을 생각하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마저 들었다. 교사들사이에서는 폭탄돌리기라는 말까지 퍼져있었다.


 이런 기사를 통해 열심히 애정을 가지고 하는 사람들은 무기력해지고 결국 학교라는 곳을 떠나게 된다. 왜냐하면 이번의 사건이 남의 일 같지 않고 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 만나지 않았을 뿐 언젠가 만나게 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한 반에 최소 28명의 학생들...  1명의 담임교사...

대다수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은 담임교사를 해보아야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교권이 보호되지 않는 지금의 현 상황을 바로잡아야 하는 시점이 온 게 아닌가 싶다. 바로 잡지 않는다면, 교사가 많이 아플 수 있다. 감정노동직군에 속하기 때문에... 마음관리에 실패할 경우 우울증을 앓을 수도 있다.


 학생들이 하루 중 대다수의 시간을 어디에서 많이 보내나요? 학교 아닌가요?


 본인의 자녀들이 중요한 만큼 교사 또한 어느 한 가정에서 귀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믿기지 않은 기사를 접하며, 통제불가능한 소수 때문에 희생되고 있는 선량한 다수의 학생들이 많기에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왜... 교사편이 없는 대한민국이 되었습니까?


(부디 진실한 진상규명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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