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삶으로 바뀌는 시간은?

by 김복아

올해 2월 말부터 서울살이를 시작한 나는 마치 타지에 유학을 와서 적응을 아주 잘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주변에 친한 사람들이 놀랐을 만큼 잘 살아가고 있었다.


집도 내가 기도한 대로 좋은 곳에 살게 되었다. 그리고 교회 또한 중보기도 덕분에 좋은 분들을 만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현타가 오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으면서 높았던 텐션은 다시 낮아지기 시작했다. 서울에 왔을 때 목욕탕에서 만났던 논현동 할미의 말이 생각났다. “서울은 특히 사람조심해야 해! 그리고 잘 안될 거 같으면 빨리 내려가!”


다행히 작년의 텐션으로 가지는 않았다. 조짐이 보이면 잠시 멈추고 떠나면서 리프레시하였다. 그러면서 서울살이를 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음에 더더더 행복했다.


그러나 이 행복상태는 딱 3개월이 지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 영향을 준 1순위는 ‘돈’도 있었고, 2순위는 돈을 생각하다 보니 그만하고 싶었던 나의 부캐의 일이 생각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23년 3월, 4월, 5월이 지나고

23년 6월부터 꿈에서 빠져나와 현실의 벽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행‘으로 착각한 나의 서울살이가 삶이 되었다는 신호를 책방언니와 이야기하면서 알게 되었다.


딱 3개월은 정말 에너지가 엄청 높았고, 여수가 그립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간이 지나니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더... 현실자각타임의 시간을 가졌다.


사실 내가 2학기에 다시 중등교사로 일을 한다면, 굳이 서울살이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한 이곳에 왔는데... 작년과 같은 삶을 산다면, 서울에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이 방황의 시기는 보통 20대에 많이 겪는데... 난 그 시기에 임용고시라는 감옥에 갇혀 사느라 삼춘기(?)를 겪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생각한 30대는 결혼을 하고, 아이 한 명을 낳아서 살아가고 있는 삶을 꿈꿨는데... 그 루트대로 못 가고 있다. 그래서 이 방향대로 살고 있는 친구들이 부럽긴 하다. (결혼한 사람들은 미혼을 부러워하지만)


30대가 20대를 바라보면, 젊다고 생각하듯이

40대가 30대를 바라보면 그럴까???


남들보다 느린 나의 인생이지만, 다시 한번 조급함을 내려놓고, 인생을 길게 보고 마음이 시키는 행동을 해보려고 한다. 무슨 선택이건 장단점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