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직업에서 지켜져야 할 자존심은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수업에만 집중할 수 없었고, 산더미 같은 행정업무와 민원상담업무의 늪에서 허우적 대기 일쑤였다. 특히 첫 담임교사인 나에게는 계속 쌓이는 업무 때문에 일과 쉼을 분리하는데도 실패하였다. 그러자 이 현상은 나의 몸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심장이 두근두근 하기 시작했으며, 불안도 심해져서 불면증과 다한증을 앓기 시작했었다.
나의 스트레스 지수를 가장 높이게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수업을 통한 교과지도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나의 자존감을 지키지 못하고 계속 스크래치처럼 상처를 입히자 쥐구멍에 숨고 싶을 정도로 도망가고 싶었다. 이처럼 나의 마음관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기도 했다.
중학교는 나의 전공과 다른 영역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의 전공은 '일반사회'인데... '역사'를 가르치기도 하고, '지리'교과를 지도하기도 했었다. 오로지 '사회'라는 이유만으로 전공이 아닌 과목을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래서 이 과목은 나에게 언제나 새롭게 다가왔으므로 미친 듯이 수업을 준비해 갔지만, '기본생활습관' 형성이 안 된 소수의 학생들을 인해서 수업은 엉망진창이 되는 경우가 많았었다. 이 학생들 때문에 선량한 다수의 학생들의 학습권은 또 침해받기도 했었다. 이렇게 실패한 수업이 계속되니 결국엔 자괴감이 들기도 했었다. 꼬리가 꼬리를 물면서 '수업'에서의 교과지도에 힘을 잃으니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더더욱 지도하는 데 있어서 상처만 받게 되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교사의 자존심은 '수업'을 통해 가르치며 지도하는 것인데... 보호자는 의사가 해야 할 일인 치료를 강요하는 교육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