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만 나이 도입
내일부터 만나이라는 정책이 도입된다. 생일의 지남유무에 따라 안 지났다면 2살이 어려지고, 지났다면 1살이 어려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어려지는 상상 자체만으로 정말 누구든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삶을 살면서 이런 상상을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다.
지금 나의 경험을 가지고 고등학생이 된다면? 20대가 된다면? 이렇게 까지 어려지지는 않지만, 나에게 주어진 이 나이는 정말 더더더 감사함 그 자체이다. 그 이유는 22년 6월부터 11월까지 번아웃과 우울증이 동시에 오면서 정말 말 그대로 사라져 버린 연도를 보냈기 때문이다. 낮은 텐션과 인생 최저몸무게로 향하고 있어서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것들 조차 힘을 잃었었다. 인생을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것이어서 예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 연도에 같이 아픈 친구 한 명이 있었다. 그 친구는 식도염으로 시작되었는데... 알고 봤더니 만성담낭염이었다. 이 친구는 나의 유일한 소울메이트이며, 내가 힘들 때마다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나의 마음이 풀리는 친구였다. 하지만 이 친구는 인생 처음으로 심하게 아팠기 때문에 전화조차 하기가 어려웠었다. 말 그대로 비슷한 시기에 아파서 우리 둘의 연락도 단절 그 자체였다.
소울메이트라고 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대를 이 친구랑 오랜 기간 보내면서 이 친구랑 노는 게 제일 재밌었던 친구였다. 정말 척하면 척이었다. 그리고 중등교사라는 비슷한 길을 걸으면서 서로 고민상담도 하면서 해결해 나갔었다. 둘째, 깊은 영적인 대화도 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이다. JESUS를 믿는 사람들의 대화에서는 그분을 자주 언급하는 대화가 많기 때문이다. 서로 공유하면서 느끼는 게 많았고 힘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다른 면이 많지만, 이 친구랑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시너지의 스파크가 튀는 친구였다. 지금도 그렇다.
우리는 비슷한 시기에 아프고 지금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이 친구는 그동안 준비했던 디저트카페를 개업한 후 몰입하며 하루라는 선물을 보내고 있고, 나 또한 창작자의 일로 하루를 채우고 있다. 더 나아가 작년에 둘 다 인생 최고치의 아픔을 찍고 영적으로 성장하며 Jesus를 더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둘은 만났을 때 이런 말을 했었다. "우리 작년에 아파서 아무것도 못했는데... 때마침 만 나이 도입으로 나이가 어려져서 그 나이를 다시 살 수 있어!!! 정말 신기하고 감사하다. 시기가 이렇다고."
어떤 이에게는 만 나이도입이 '그냥 어렸졌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에게 만 나이도입은 작년에 잃어버렸던 나의 나이를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시간들이다. 어떤 시간들로 채워질지 기대되는 화요일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