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복 Mar 13. 2018

#마흔의 1월

1월이 지나가고 있다.한 달은 어땠는지 몇 줄이라도 적고 싶었다. 

서른아홉 12월의 나, 마흔 1월의 나는 어땠을까? 

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나의 마음은 그랬다. 할 수 있는 모험도 다해보고 마흔이 되면 모험 없이 살아가고 싶었다.

갑자기 모든 것을 정리하고 미지의 나라로 떠나는 사람들처럼 큰 모험 같은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닌데도, 나의 마음은 일상 자잘한 것들이 수시로 모험처럼 다가온다. 

"이건 계속해야 할까?, 저걸 다시 시작해야 할까?, 안 해본 걸 해보면 어떨까? 나에게 맞는 것은 무엇일까?.."

매 순간이 선택과 결정 속에 살아가는데 선택에 무게감이 좀 달라진 것 같았다. 

단지 자신을 위한 자기계발의 꿈들을 계획하기에는 마음으로 먼저 다가오는 주변의 미세한 변화들이 좀 더 구체적인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부부는 한 팀처럼 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니깐 말이다. 나도 나이를 먹듯이 남편도 나이를 먹었다. 

아직도 남편은 회사를 잘 다니고 있으며, 가정적이고 성실하고 그의 생각은 뭘 해도 할 것 같이 말랑한데 나는 괜한 고민들을 미래를 향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갈 시간들, 이제 초등학교 문턱을 넘어갈 둘째를 생각하자니 남편의 사회적 나이 쉰살이 버겁기도 하다. 

띠동갑인 남편. 나는 남편의 나이가 아니라 오직 "그"와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를 잘해도, 잘 나가는 회사를 다닌다 하여도 미래는 늘 무언가 불완전함을 남겨두는 것 같다. 

우리들은 잘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생각들을 하는건 걱정을 만들어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우리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오늘 아침에 들었던 생각이다. 

알람을 맞춰 일어나 출근하는 남편에게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물을 보온병에 담아주는 것,  기록하는 것을 밥처럼 생각하는 나, 

눈만 뜨면 언니 찾는 둘째, 개학을 앞두고 방학 숙제 하느라 여념이 없는 첫째. 그 마흔의 하루, 1월의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2018년 1월 30일 쓴 글)

매거진의 이전글 #마흔, 천직 같은 일이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