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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복 Oct 03. 2020

팝콘 같은 재능




부부가 다른 점이 있다는 건 한편 다행스러운 일 같아요.

집을 만드는 것, 신기하고 재미난 영상을 보는 것, 운동하는 것.

나와 다른 영역에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남편은 아이들에게 팝콘 만드는 영상을 보였 줬어요.

"깔깔깔. 아빠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래 해보자"


옥수수 알갱이들이 택배로 오는 날부터 팝콘을 만들기로 하는 날까지 오매불망 말을 꺼냈어요.

그리고 만드는 날, 주방에 모여 팝콘 만들기 삼매경에 빠졌어요.

달달한 팝콘을 만든다며 캐러멜을 샀는데 녹이고 시작하자 냄비는 타들어 갔어요.


실패, 실패, 실패, 검은 팝콘이 됐어요.

옆에서 보다가 그냥 사서 먹는 게 낫지 싶었어요. 그러더니 어떤 감이 왔는지 캐러멜을 빼고 했는데 그럴듯한 팝콘이 터지기 시작했어요.

톡, 툭, 토톡, 투둑.

주방에서는 옥수수 터지는 소리가 났고, 아이들은 마치 축제의 불꽃이 터지듯이 좋아했어요.

"엄마 보세요, 엄마, 엄마!"

바가지에 하나 가득 팝콘을 들고 와서는 입에 넣어준 맛은 그야말로 "맛있는 팝콘"



다음에는 옆에서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어요. 종이컵 반만 한 양을 넣었는데 프라이팬이 차고 넘쳤어요.

"세상에 이렇게 신기할 수가.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은 뭘까?"

옥수수 알맹이 같은 소박한 일상들을 팝콘같이 부풀려 행복해지는 일

내가 가진 것이 작아 보여도 실패하고 실패하다가도 팝콘같이 흘러넘치는 재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스쳤어요."그래 이거야. 팝콘 같은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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