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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복 Oct 24. 2020

#메멘토 모리

살아가는 날들 속에서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


지난주 내게 기쁜 일이 있는 시간에 단체 카톡이 날아왔다.

"부고"

누군가의 남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이었다.  뒤이어 다른 이야기들까지 알게 되었다. 지병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지 않아서 아이들이 깨우러 갔는데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고 했다. 괜스레 마음이 심란했다. 아이들이 얼마나 놀랐을까, 이별의 예고도 없이 찾아온 슬픔을..


때로는 몇 시 몇 분까지 선명하게 적혀서 고인이 세상을 마감할 때의 시간이 날아오는 날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갈 시간도 누군가는 생사를 넘나드는 날이 되어 평생을 마음에 묻게 되는 날, 그 시시각각이 자주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그러다 라디오를 듣던 중 "메멘토 모리"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로마 제국이 번성할 때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면 그럴 적마다 개선 행진을 했는데, 개선장군 뒷자리에 소리꾼을 앉혀서 "메멘토 모리"를 외치게 했다는 말이었다. 그러니깐 승리자이기도 할 테지만 사람은 언젠가는 죽게 되니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을 새겨주어 겸손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모아졌던 기억들과 나 역시 아픈 동생이 이 세상과 이별하던 날, 손 한번 잡아주지도 못하고 먼저 떠나버린 그 날이 생각나서 가슴께가 뻐근해졌다. "..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날이었어..."


우린 매일 이별에 가까워지는 중이라는 김이나 작사가의 말처럼 매일 반복이 아니라 그렇게 하루하루가 평범속에 절실함이 담겨있는 날들을 살아가고 있다.

기쁨과 슬픔이 너와 나 사이에 교차하게 되는 날

태어남과 죽음이 같이 공존하는  날

누군가만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도 될 수 있다는 그것 하나가 어디론가 나도 모르게 달려가는 마음들을

가지런히 데려다 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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