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역에서 자본주의를 씹다 10화 –
형이 오늘은 진짜 가벼운 지갑으로 갔다가
묵직한 봉지를 들고 나온,
편의점 이야기를 해줄게.
그날 저녁,
그냥 물 한 병만 사러 갔어.
입구에 딱 써있더라.
[오늘의 행사] 생수 1+1
아무 생각 없이 손이 갔다.
“오~ 두 개 주네. 개이득.”
문제는 여기서부터야.
그 옆에
“삼각김밥 2+1”
“과자류 1+1”
“에너지바 30% 할인”
형은 원래 물만 필요했는데,
어느새 바구니에는
삼각김밥, 오징어 땅콩, 마카다미아 초콜릿,
참치캔, 도시락, 아이스커피까지.
“이거 다 샀는데 1만 원이면 괜찮은 거 아냐?”
(계산서: 18,400원)
그제야 알았어.
편의점은 진열의 과학이자,
마음의 허기를 건드리는 심리학이야.
형이 배가 고픈 게 아니었어.
그냥 지갑이 외로웠던 거야.
그리고 형은 깨달았지.
“내가 1+1을 산 게 아니라,
1을 핑계 삼아 1을 더 들고 나온 거구나.”
이건 혜택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이름의 마케팅이다.
편의점 1+1은 가격의 기쁨이 아니라
계획 무너짐의 시작이다.
우리는 필요보다 심리로 소비한다.
그리고 계산대 앞에서 늘 말하지.
“어차피 먹을 거잖아.”
(…근데 먹고 후회함)
동생아,
“1+1은 두 개가 아니라
마음 하나와 핑계 하나를 사는 거야.
자본주의는 늘,
우리가 지쳤을 때 틈을 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