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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대략난감

《대략난감 7화》

“보고하랬지, 분석하랬냐?”

by 라이브러리 파파

팀장, 회의 직후


"오전 회의 안건 정리해서 보고서 하나 만들어줘.

간단하게 핵심만 요약해서 올려."

회의 끝나고 바로 자리에 앉자마자 말한 팀장의 말.

슬쩍 지나가며 던진 말이었지만, 후배 대리는 그걸 아주 심오하게 받아들였다.




대리, 보고서 제작 중


“핵심만 요약하라고 했지만...

이왕 하는 김에 시장 동향이랑 경쟁사 비교도 넣어야겠지?”

보고서에 들어가는 표만 7개.

슬라이드는 22장.

하단에는 6pt 글씨로 참고 문헌까지.

딱 봐도 누가 봐도… PPT라기보단 학술지였다.

그는 뿌듯했다.

"이게 진짜 보고지!"


보고를 받은 팀장


"…뭐야 이건."

화면에 뜬 PPT를 본 팀장은 순간 멈칫했다.

"야… 내가 요약해서 보고하라고 했지…

이걸로 논문 쓸 거야?"


대리의 어색한 웃음


“아, 죄송합니다 팀장님… 혹시 이 부분만 수정하면…”

"아니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오전 회의 요약만 부탁했잖아.

이건… 시장 트렌드 리포트에 SWOT 분석까지…”

"그게… 좀 더 도움이 될까 싶어서요…"


팀장의 폭발 직전


“보고서도 타이밍이야.

분석은 다음 기회에 하자.

이거 다시 요약해서 한 장으로 만들어줘.

PPT 말고 본문으로, PDF로.”


사무실 안, 침묵


대리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다시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머릿속엔 온갖 말들이 맴돈다.

"간단하게 요약하랬지 분석하랬냐…"

"근데 너무 간단하면 '성의 없다' 하시잖아…"

"그래서 난감한 거야, 팀장님…"



휴게실, 또 다른 팀원들 대화


“너도 예전에 보고하랬더니 대시보드 만들지 않았냐?”

“ㅋㅋㅋㅋ 그땐 팀장님이 기뻐하시더라.

근데 다음부턴 ‘너무 정리 안 됐다’고 하시더라.”

“답은 팀장 마음 속에 있다.”



다음화 예고


“야근은 미덕이 아니다… 근데 왜 미덕처럼 굴까?”

– 대략난감 8화에서는 팀장의 알 수 없는 칭찬법과

후배의 ‘가짜 야근’ 대작전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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