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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마주 앉은 국수 한 그릇, 김밥 한 줄의 위로”

엄마 손맛, 그리고 딸과의 점심

by 라이브러리 파파

광고성 글 아닙니다.

매일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침부터 흐린 날이었다.


이럴 땐 괜히 마음이 말랑해진다.

딸아이와 손을 잡고 찾은 작은 분식집,

바로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김밥과 어묵국수를 파는 그 집이다.


먹는도중 생각나 급하게 찍은 맛난 어묵국수


김밥은 딱 엄마표 스타일.

과하지 않게 들어간 우엉, 단무지, 지단, 당근 볶음.

달지도 짜지도 않은, 그 적당한 간.

무심하게 돌돌 말려 있지만,

한 줄 한 줄 정성이 보였다.


그리고 국수.

하얗고 가느다란 소면 위로 어묵 두 장,

진한 국물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딸아이 얼굴을 덮는다.


그 순간, 나는 아주 오래된 추억 속으로 잠시 다녀온다.


한 그릇의 힘, 대화의 시작


국수를 후루룩 마시는 딸의 입가에 묻은 국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게 진짜 국물 맛이지, 응?”


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김밥 한 조각을 손에 집는다.


식탁 위엔 따뜻함만이 흐른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말없이 함께 밥을 먹는 그 시간이

어쩌면 서로의 마음을

가장 잘 전해주는 순간이었다는 것.

엄마표 김밥은 그저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었다.


그건 내 유년기의 안식이었고, 지금은

딸에게 전해주는

또 하나의 따뜻한 기억이다.

‘잘 먹었다’는 한마디, 오늘의 포옹

다 먹고 나오는 길, 딸이 말했다.


“아빠, 다음에도 여기 또 오자.”


그 말 한마디면 충분했다.

이젠 나도 알 것 같다.

사랑은 때론 한 그릇의 국수로,

한 줄의 김밥으로 전해진다.

이런 점심 한 끼, 이건 정말 못참지.


구독도 못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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