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후끈한 찜질방, 그다음은?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건 물도,
탄산도 아닌 바로 식혜다.
게다가 그냥 식혜가 아니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찜질방 특유의 얼음 동동 식혜.
이건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땀으로 비워낸 몸에 들어가는
첫 번째 단맛, 바로 그 황홀경이다.
잔을 들고, 한 모금. 시간도 멈춘다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담긴 누르스름한 식혜,
그 안에 사각사각하게 얼어붙은
얼음 조각이 반짝인다.
첫 모금을 들이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함이 퍼져간다.
그 순간만큼은 더운 것도,
피곤한 것도, 회사 생각도 사라진다.
아마도 고된 시간 뒤에 찾아온 달콤함이기에.
아들과 함께 나눠 마신 그 한 컵
오늘은 아들과 함께 찜질방을 찾았다.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고,
얼음 식혜 한 잔씩 나눠 마시는 그 순간,
괜히 아버지로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빠, 이거 진짜 맛있다!"라는 한 마디에,
몇 년 전 내가 아버지께 했던
그 말이 겹쳐 들려온다.
세상은 반복되고, 사랑은 전해진다.
식혜 한 잔에 담긴 세대 간의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