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기복이 심할 때 – 판단보다 공감
방금까진 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는다.
한마디 말에 눈물을 보이다가도
몇 분 뒤엔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한다.
사춘기 딸의 감정은 롤러코스터 같다.
어디에서 시작했는지도 모르게
감정은 급변하고,
부모는 그 감정을 따라잡지 못해 당황한다.
이럴 때, 많은 아빠들이 혼란을 느낀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할 일인가?”
그리고 결국
딸의 감정을 ‘이해불가’로 분류한다.
하지만 지금 딸이 필요한 건
이해보다 먼저,
판단 없는 공감이다.
감정이 흔들리는 건
그만큼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딸의 감정이 예민하게 요동친다는 건
세상과의 거리를 가늠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감정이 과장되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사춘기 내 아이를 부탁해』(최성애, 2021)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감정 기복은 자아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진동이다.
그 진동은 억제할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감정을 잠재우려고 하면
딸은 감정을 감추는 법을 먼저 배운다.
하지만 감정을 들어주면
딸은 감정을 설명하는 법을 배운다.
“요즘 많이 흔들리는 것 같구나.”
“기분이 복잡할 땐 나도 그랬어.”
“괜찮아, 감정은 그렇게 쉽게 정리되는 게 아니니까.”
이런 말은 딸이
스스로 감정을 통과시키는 길을 열 수 있도록 돕는다.
“왜 그렇게까지 반응해?”
“그 정도 일로 기분이 나빠져?”
이런 말은 감정 자체를 부정하는 표현이다.
딸은 그 말 한마디에
‘내 감정은 틀렸구나’라고 느끼고
이후에는 감정을 말하지 않는다.
감정은 틀릴 수 없다.
틀린 건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을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는 환경이다.
감정 기복이 심한 날,
아빠가 던지는 말은
감정의 이름을 붙이는 연습이 된다.
“지금 화난 게 아니라, 속상한 거야?”
“그 말이 마음에 남았구나.”
“그럼 어떻게 하고 싶었어?”
이 대화 속에서
딸은 감정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중2 소연(가명)은 친구들과의 오해로
며칠 동안 급식도 혼자 먹었다.
엄마는 “그만두라”거나
“다 네 성격 때문 아니야?”라고 반응했지만,
아빠는 조용히 물었다.
“네가 마음 상했던 포인트가 뭐였을까?”
“그 친구가 네 말을 들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소연은 울면서도 말했다.
“아빠는 내 기분을 이해하려고 하니까
나도 이제 그 친구 기분을 조금은 알 것 같아.”
감정을 제대로 표현한 아이는
다른 사람의 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그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 같이 찾아주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감정은 지나가게 두는 게 아니라,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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