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설을 씁니다 4편.

“읽히는 글을 쓰는 법 — 공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y 라이브러리 파파

글을 쓰는 건 내 안의 이야기를 꺼내는 일이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건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감정이 진하고, 문장이 화려해도, 그것이 독자에게 가닿지 않으면 그저 내 안에서만 맴도는 독백에 불과하다.

소설을 씁니다. 1~3편 그림 (2).jpg

나는 한동안 ‘좋은 글’을 쓰려고 애썼다. 문장을 다듬고, 단어를 바꾸고, 문법을 확인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다. 독자들이 기억하는 건 문장의 구조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읽었다고 느끼는 순간”이라는 걸.


실제 작가 꿀팁 4: “공감은 감정의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

예를 들어보자. ‘슬펐다’라는 문장은 누구나 쓸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장을 독자가 ‘느끼게’ 하려면 디테일이 필요하다.


“그녀는 케이크에 초를 켜지 않았다. 촛불 앞에서 소원을 빌지 않았던 생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슬프다는 단어는 없지만,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이 묵직해진다. 공감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문장’, 그것이 바로 읽히는 글의 핵심이다.

나는 글을 쓸 때, 반드시 '감정의 단서'를 문장 속에 심는다.

손끝이 떨리는 장면

문을 닫는 소리의 크기

숨소리가 무거워지는 순간

이런 디테일들이 모여, 독자의 기억 속 장면과 맞닿을 때 공감의 전류가 흐른다.

그리고 또 하나, 읽히는 글에는 **‘여백’**이 있다. 모든 걸 다 설명하려 하지 말고, 독자가 상상할 틈을 남겨두는 것. 그 여백 안에 독자는 자신의 감정을 담는다.


“그는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그녀는 그 모습이 다 말해준다고 생각했다.”


작가를 위한 연습 팁

감정 단어를 쓰지 말고, 그 감정을 느끼게 할 장면을 하나 그려보기

당신이 경험한 ‘가장 조용한 슬픔’에 대해 써보기

누군가를 위로했던 말을 떠올려, 그것을 인물의 대사로 재구성하기

글을 잘 쓰는 법은 많지만, 읽히는 글을 쓰는 법은 하나다. ‘나의 이야기가 어느 순간, 당신의 이야기가 되었을 때’ 그때 비로소 글은 살아있게 된다.

나는 그래서 오늘도 감정의 단서를 찾아 글을 쓴다. 누군가가 읽으며 ‘나도 이런 적 있어’라고 말해주길 바라면서.

공감은 테크닉이 아니라, 기억의 공유다. 그리고 소설은 그 기억을 연결하는 가장 따뜻한 방법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빠의 시간 2편《토요일 새벽, 아이들이 깨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