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빠의 시간 2편《토요일 새벽, 아이들이 깨기 전》

– 아빠가 되기 전에, 나부터 일으키는 시간

by 라이브러리 파파

토요일 새벽, 아이들이 깨기 전

– 아빠가 되기 전에, 나부터 일으키는 시간

토요일 새벽.
바깥은 아직 어둡고,
아이들은 꿈속을 걷고 있다.

그 사이, 나는 나를 깨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을 위한 하루의 첫 장을 펼치기 위해.

아빠가 되기 전, 나는 누구였을까

이른아침 커피 (3).jpg

평일에는 ‘출근하는 사람’이었고,
퇴근하면 ‘아이 돌보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
‘조금 피곤한 사람’으로 살았다.

그런데 토요일 새벽만은 다르다.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시간,
이 시간만큼은
나는 다시 ‘생각하는 사람’, ‘쓰는 사람’, ‘배우는 사람’이 된다.


“모두를 돌보는 삶은 아름답지만,
나를 돌보지 않으면 결국 지친다.”
– 『퇴근 후 1시간』


고요 속에서 내가 나를 마주하는 법

이른 새벽에 나는 커피를 내리고
노트북을 켠다.
해야 했지만 미뤘던 글을 쓰고
읽다 멈췄던 책을 펴고
소리 없는 집중 속에서 다시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 어떤 회의보다,
그 어떤 강의보다
이 1시간이
내 내면의 질서를 다시 세워준다.

아이를 위해 웃기 위해, 나는 먼저 채워져야 한다

아침 7시가 넘으면
‘아빠 모드’가 시작된다.
아침밥을 차리고,
놀이 시간을 맞이하고,
동네 도서관에 가고,
자전거와 킥보드를 챙긴다.

그 하루를 환하게 만들기 위해
나는 지금, 이 새벽에
나 자신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더 오래 웃기 위해,
나는 먼저 나를 깨운다.


“새벽의 여유는,
낮의 인내를 가능하게 한다.”


작은 루틴이 큰 자신감을 만든다

누구는 말한다.
“주말에까지 새벽 기상을?”
그렇다.
하루 중 가장 고요한 시간에 나를 쓰는 것,
그것은 어떤 거창한 목표보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루틴이다.

블로그 초안 하나 정리하기

독서 한 챕터 정리하기

가계부 업데이트

아이와 나눈 말 기억해 두기


이런 작고 사적인 목록들이
다음 한 주를 견디는 버팀목이 된다.

아빠의 시간은, 새벽에 시작된다

아빠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를
나는 기꺼이 짊어진다.

그러나 그 무게를 감당하려면
그전에 ‘나’라는 중심이 먼저 서 있어야 한다.

금요일 밤에 잠시 일찍 눕고
토요일 새벽을 조금만 앞당기면,
삶이 단단해지는 리듬을 만들 수 있다.


“아침의 태양보다
먼저 깨어나는 아빠가 되고 싶었다.
하루를 먼저 살아내는 사람,
그게 내가 되고 싶은 아빠의 모습이었다.”
– 《아빠의 시간》 중에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빠의 시간 1편《금요일 밤, 노트북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