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개나리꽃, 그리고 아빠에게 달려온 딸의 시

초등학교 1학년, 인생 첫 시 발표의 날

by 라이브러리 파파

초등학교 1학년, 인생 첫 시 발표의 날

딸의 시.jpg

오늘도 평범한 하루처럼 시작됐어요.

그런데 저 멀리서 노란 모자를 쓴 딸아이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제게 달려오더라고요.

“아빠! 나 시 썼어!!”

작고 따뜻한 손에 꼭 쥐고 있던 종이 한 장.
그리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간 그 시는,
‘개나리꽃’이었습니다.

“개나리꽃”

어느 날 아빠를 기다리다 보았어요.
유치원 운동장 옆에,
개나리 울타리.
아직 피지 않은 개나리꽃들이 길쭉한 게
조금만 바나나 같았어요.

말맛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의 시선이,
길쭉한 꽃망울을 바나나에 비유하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번졌어요.

게다가 마지막 줄,
“조금만 바나나 같았어요.”
이 말은 정말... 아빠의 심장을 녹였습니다.

아이의 눈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새롭고,
언어 하나하나가 소중한 보석 같아 보입니다.

오늘,
그 작고 반짝이는 시 한 편으로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어요.

아이의 시를 보며
저도 어릴 적 개나리꽃을 처음 봤던 기억이 떠올랐고,
그 시절의 감성도 다시금 찾아온 하루였습니다.


“이 시, 아빠 블로그에 꼭 올려줘!”
라는 아이의 부탁에,
오늘도 이렇게 한 줄 한 줄,
기록으로 남깁니다.


#초등1학년시 #개나리꽃시 #아빠를기다리며 #딸의첫시 #초등학생글쓰기 #아빠블로그 #노란모자소녀 #바나나같은개나리 #딸자랑 #아빠와딸이야기 #감성육아 #하루한편시읽기 #아이의시선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가 지는 집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