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이거 진짜... 댓글 안 달려도 고맙단 말이야”
처음엔 그냥 혼잣말이었어.
"애들 재우고 나면 글이나 좀 써볼까?"
그렇게 쓴 글이 하나, 둘, 어느덧 셋.
아니, 지금은... 몇 편째야?
브런치를 시작하고 3주 동안
구독자 수는 19에서 멈춰 있었지.
딱 봐도 그건 나 포함 가족 계정들이었고,
솔직히 형한테는 말도 못 꺼냈다.
“요즘 글 좀 써” 했다가
“응… 근데 누가 봐?” 이런 말 들을까봐.
근데 형, 이게 무슨 일이냐.
어제 아침엔 33명,
어제 점심엔 42명,
오늘 퇴근하고 보니까 70명.
칠.십.명.
나 진짜 그 순간 핸드폰 두 손으로 잡고
살짝 울컥했다.
누가 보면 무슨 북극곰 구출
캠페인인 줄 알았을 거야.
근데 나한텐 이 숫자가 누군가의 관심이고
누군가의 시간 3분이었거든.
그런 상상을 해봤어.
지하철에서 내 글을 읽는 사람,
퇴근 전에 커피 한 잔 마시며 ‘좋아요’ 누른 사람,
아이 재우고 조용히 스마트폰 켠 누군가가
내 글을 혼자 조용히 보고 있을 그 장면을.
그게 너무 고맙더라.
댓글이 없어도, 하트가 없어도,
구독만 눌러줘도 진짜 고마운 거야.
요즘은 글 하나 올리고
하루 종일 브런치 앱 열어본다.
구독자 수 늘어나는 게
3년전,
마치 인생 첫 블로그 방문자 수 올랐던
그 고등학생 시절의 기분처럼.
그때랑 다른 건… 지금은
진심으로 쓰고 있다는 거.
형,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 좀 명확해졌어.
“내 글이 누군가의 하루에 닿고 있다”는 그 감각.
그거 하나면 충분해.
이건 팔로워 수 1,000보다 훨씬 큰 감동이야.
그래서 오늘도 또 쓴다.
형, 하루에 두 편 쓰는 날이 이렇게 올 줄은 몰랐는데
진짜 안 쓰면 내가 나를 배신하는 기분이야.
구독자 70명,
형 말로 하자면 “이건 좀 찐이다.”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지켜봐 줘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조용히 레벨업 중인
라이브러리 파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