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나 브런치 작가 맞지? 이제 진짜라고 해줘.”
처음엔 숫자 1이었다.
그게 사실... 내 다른 계정이었다.
두 번째 구독자는 아내였다.
그녀는 “재미있네”라고 말했지만
그 말은 내가 치운 설거지 때문이었다.
브런치 구독자 10명 넘었을 땐
형한테 자랑 못 했다.
“야, 10명은 그냥 네가 클릭한 거잖아.”
라는 말을 들을까 봐.
근데 형, 지금 100명이야.
일.백.명.
그 숫자를 보는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커피가
갑자기 수상소감 마.이.크. 가 되더라.
“이 모든 영광을...”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는
진짜로 하고 싶었다.
사실 별거 아닌 글들이었지.
애 재우고 쓴 짧은 글,
버스 기다리며 메모장에 적은 문장,
도서관에서 혼잣말처럼 써 내려간
“아빠의 시간”, “작은 질문들”.
그런데 그 글들을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읽고, 구독을 눌렀다는 거.
그건 말 그대로
“나 혼자가 아니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형, 알고 있지?
나는 뭐든 오래 못 가던 애였잖아.
운동도, 다이어트도, 인스타도, 블로그도
3일이 고작이었는데…
브런치는 벌써 3개월이 넘었고,
글은 300편이 넘었고,
그리고 지금은 100명이 함께하고 있어.
이게 뭐 대단한 수냐고 할 수도 있지.
근데 내겐 너무 커.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진심으로 ‘읽고 싶은 글’에
누군가가 구독을 눌러줬다는 거니까.
사실 지금도 어색해.
“나 브런치 작가야”라고 말하는 게.
하지만 이제는,
지금은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응. 나 진짜로,
브런치 작가 맞는 것 같아.
고맙습니다.
구독해 주신 100분 모두,
제 글을 읽어주셔서,
그리고 함께 걸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오늘도 조용히,
라이브러리 파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