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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명 돌파, 나 지금 누구랑 밥 먹는 기분이야》

“형, 진짜야. 이제 혼잣말 같지가 않아.”

by 라이브러리 파파

처음엔 혼잣말이었다.
누가 듣든 말든, 그냥 썼다.
“브런치에 글을 써보라”는 조언도
그냥 심심해서 따라 한 거였고,

한동안은 그냥 내 메모장이랑

싸우는 기분이었다.



형, 근데 지금은 다르다.
글 하나 올리고 나면
댓글 확인하고, 조회수 보고,
구독자 수가 올라가면
혼자 고개 끄덕이는 습관까지 생겼다.


150.jpg


151명.


그 숫자를 보고 웃음이 나왔다.
아, 나 지금… 누군가랑 밥 먹는 기분이야.


예전엔 혼자 글 쓰고 혼자 감탄하고 혼자 피드백하고

혼자 실망하고 혼자 위로했다.
근데 지금은 말야,
“이 글 진짜 좋아요.”
“이 문장에 머물렀어요.”
“아, 이거 제 얘기 같아요.”


그런 댓글 하나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더라.


형, 내가 이렇게 사람을 좋아했나?
이런 글쓰기 관계가 이렇게 힘이 되나?
몰랐던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


예전 같으면
150명 정도 됐다고 티 내면

유치하다고 생각했겠지.

근데 지금은 오히려
안 말하면 실례 같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사람 다음 글 궁금하다’고 생각해 주셔서
진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형, 나 이제 진짜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혼자 쓰던 글이 이제,
누군가에게 도착하고 있어.”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브런치 앱을 켜고,
기분 좋은 글 한 줄을 쓴다.
라이브러리 파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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