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 사장님은 중학생입니다》

10화: 너의 하루에 봄이 닿기를

by 라이브러리 파파

K어느 낯선 손님에게 띄우는 꽃 편지


봄이 오고 있었다.

가게 앞 화단의 튤립이 눈에 띄게 부풀었고,
햇살은 전보다 부드러워졌다.


아직 공기는 서늘했지만,
빛이 먼저 계절을 바꾸고 있었다.


로미는 새벽에 꽃시장에서 들고 온 박스를 정리하며
오늘은 어떤 꽃을 진열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노란 프리지아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 옆엔 살구빛 튤립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때,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고개를 들자,
한 손엔 종이봉투를 들고,
다른 손엔 무언가를 꽉 쥔
낯선 여성이 서 있었다.


“혹시… 편지를 꽃다발에 넣을 수 있을까요?”



로미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여성은 조심스레 작은 봉투를 꺼냈다.


손끝이 조금 떨리는 듯했다.
그 안에는 한 장의 카드와 접힌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전해질지 모르겠지만… 이 꽃을 받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 말에 로미는 더 묻지 않았다.

꽃은 언제나,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존재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로미는 진열대 앞으로 가 조심스레 꽃을 골랐다.

연분홍 튤립,

하얀 라넌큘러스,

파란 수국,

그리고 옅은 초록의 미스티.


무언가를 다 말하지 않아도,
그냥 ‘보여주는’ 꽃들을 고르고 싶었다.


그 사람의 말 대신 편지를 건넬 수 있는 꽃.

포장을 하며 로미는 손끝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편지가 구겨지지 않도록,

너무 깊지도 않게,
딱 마음이 머물 자리를 찾아서.

여성은 꽃다발을 받아 들고
두 팔로 가만히 끌어안았다.

그 모습은,
마치 누군가의 마음을 대신 들고 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가 문을 나선 후에도
꽃향기는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로미는 문득 상상했다.

편지를 받는 사람의 얼굴.
펼쳐지는 꽃잎과 종이 한 장,

그리고 그 하루가 조금 따뜻해지는 순간.

로미는 작업대에 앉아
자신의 일지를 펼쳤다.

‘오늘의 꽃다발: 누군가의 봄을 대신 전한 마음’

그리고 그 아래,
그녀는 한 줄을 더 써 내려갔다.


‘너의 하루에 봄이 닿기를.’

그 문장은
누군가를 향해 쓴 것도 있었지만,
어쩌면 오늘의 로미 자신에게도 필요한 문장이었다.

‘너의 하루가 조금 괜찮아지길.
햇살이 먼저 마음에 닿아주길.’


그날, 꽃집의 봄은
작은 편지 한 장을 따라
누군가의 마음으로 천천히 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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