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 쓰는 마음이, 끝까지 가는 힘이 된다
형은 예전에
‘완벽한 계획’만 있으면
뭐든 다 될 거라고 생각했어.
일도, 공부도, 관계도
처음부터 ‘제대로’ 시작하면
실패하지 않을 거라 믿었지.
그래서 책상 위엔
기획안 초안이 5개씩 있었고,
노트엔 시작도 못한 계획표만 가득했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어.
완벽한 건 시작을 멈추게 만들고,
불완전한 건 진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걸.
완벽은 매력 있어.
흠이 없고, 구조가 탄탄하고,
보기에도 안정감이 있지.
실수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고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줘.
형도 그런 평가를 받는 게 좋았어.
하지만 문제는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시작 자체를 막더라고.
글을 쓰려다 ‘제목’에서 멈추고
사람을 만나려다 ‘어떻게 보여야 할까’에 갇히고
일을 시작하려다 ‘실패할까 봐’ 미루게 되는…
완벽은 겉으론 멋있지만,
속은 마르기 쉬운 상태야.
형은 요즘
금이 간 그릇을 본다.
일본의 ‘킨츠기’처럼
깨진 자리에 금을 입혀
흠이 아니라 ‘이야기’로 남긴 그릇.
처음엔 이상했어.
왜 흠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낼까?
근데 점점 알겠더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건
어떤 상태보다 강한 메시지야.
수정 테이프가 붙은 메모
금이 간 찻잔
세 번 엎질러 쓴 초안
그건 실패의 흔적이 아니라
성장의 흔적이야.
형이 보기엔
완벽과 진화는 선택이 아니라 태도야.
틀리지 않으려는 마음은 완벽
고쳐 가겠다는 마음은 진화
예쁘게 포장된 멈춤은 완벽
거칠지만 흘러가는 건 진화
지금 당장은
어설퍼도, 늦어도, 흔들려도 괜찮아.
흠은 실패가 아니라, 변화의 자리니까.
형은 요즘
이케아 조립설명서를 다시 본다.
그림은 완벽하지만,
손은 늘 틀려.
그래서 설명서를 보면서도
한두 번 다시 끼워 보고,
고쳐가며 완성하는 게 진짜 조립이더라.
인생도 같아.
한 번에 완성되는 삶은 없어.
그럼에도
고쳐가는 걸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게 진짜 멋이야.
너는 지금
흠 없이 멈춰 있니?
흠이 나더라도 자라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