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내 것이 아니어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면
형은 한때
“내가 직접 가진 것만이 진짜”라고 생각했어.
내 집, 내 차, 내 책, 내 돈.
남이 가진 걸 빌리는 건
어딘가 모르게 찜찜했고
내 것이 아니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이 있었거든.
그래서 형은
소유하려고 애썼어.
조금 무리하더라도,
가지고 있어야 마음이 편했지.
근데 요즘은 달라졌어.
가지고 있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으면 괜찮다는 감각.
그게 훨씬 유연하고,
오히려 더 자유롭더라.
소유는 분명 안정감을 줘.
내 물건, 내 공간, 내 재산.
확실하고, 지켜야 하고,
잃지 않기 위해 계속 붙잡아야 하지.
형도 처음 집을 샀을 땐
‘이제 내 공간이 생겼구나’ 싶었어.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지, 수리, 대출, 세금...
모든 게 ‘의무’가 되더라.
소유는 책임이 되고
책임은 무게가 돼.
많이 가졌지만
점점 더 자유롭지 않은 느낌.
요즘 형은
‘구독’으로 음악을 듣고,
‘공유’로 차를 타고,
‘대여’로 책을 읽어.
가진 건 없지만
필요한 순간엔 언제든 누릴 수 있어.
소유가
고정된 자산이라면
접근은
흐르는 네트워크야.
모든 걸 가지려 하지 않으니
오히려 가볍고,
필요할 때마다 선택할 수 있으니
더 넓어져.
소유가 불가능한 것도
접근은 가능하니까.
형이 보기엔
소유와 접근은 철학이야.
내 걸 만들어야만 안심이 되는 사람
필요한 순간에만 닿아도 괜찮은 사람
둘 다 나쁘지 않아.
다만 지금 이 시대엔
가진 자보다 연결된 자가 더 유리할 때가 많아.
물건만이 아니야.
사람도 마찬가지야.
모든 관계를 소유하려 들면
버겁고,
서로 숨 막혀.
하지만
언제든 진심으로 닿을 수 있는 연결이라면
그건 충분히 따뜻하지.
형은 요즘,
많이 가지기보다
잘 연결되기를 바래.
책도, 사람도, 기회도
내 것이어야 한다는 집착을 내려놓으니까
더 많이 만나지고,
더 깊이 느껴지고,
더 쉽게 나눠지더라.
너는 지금
무엇을 쌓고 있니?
벽인가,
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