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서 자본주의를 씹다》

2화.《카페 진입가 7,800원 – 비싸야 집중이 잘 되는 착각》

by 라이브러리 파파

형이 커피 한 잔 하면서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오늘은 강남역 커피콩이다.


그냥 조용히 앉아서 글 좀 써보려 했어.
근데 커피 하나에 7,800원.


ChatGPT Image 2025년 5월 23일 오전 08_49_46.png


아니, 형은 커피가 아니라

‘공간 사용료’를 주문한 거 같아.

계산하고 앉았지.


콘센트는 멀다.
음악은 크다.
옆 테이블 사람은 전화통화 중이다.


그 순간 든 생각,


“이건 집중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무대다.”


근데 묘하지.

나 이거 마시면서 괜히 똑똑해진 기분이야.
노트북 펴고 뭐라도 쓰는 척하니까,
내가 되게 바쁜 프리랜서 같아.

사실은 넷플릭스 예고편만 보고 있었거든.

우리는 왜 7,8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 척을 해야 할까?

그건 자본주의가 우리 귀에 속삭이기 때문이야.


“비싸게 마셔야 집중도 잘 돼.
남들이 봐야 너도 일하는 거야.”


그래서 형은 오늘도 커피를 주문했어.

맛은 솔직히 평범했고,

자리도 솔직히 불편했고,

근데 느낌은 좋았어.

왜냐면 나도 그렇게 설계된 사람이거든.


결국 형이 배운 건 이거야.

공부를 하려면 조용한 곳에 가야 하고,

간지를 내려면 강남 카페에 가야 한다.


이건 공부가 아니라 연출이다.

그리고 우리는 7,800원을 내고

그 역할을 연기한다.


동생아,
진짜 집중은 무료 도서관에서 생기고,
비싼 카페에서는 자아만 소비돼.


근데… 형도 알아.
또 간다. 왜냐면 거기선 내가 괜히 멋있어 보이거든.



다음 화 예고
《강남역 미용실에서 내 지갑도 같이 잘림 –

머리보다 얇아진 건 내 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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