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카페 진입가 7,800원 – 비싸야 집중이 잘 되는 착각》
형이 커피 한 잔 하면서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오늘은 강남역 커피콩이다.
그냥 조용히 앉아서 글 좀 써보려 했어.
근데 커피 하나에 7,800원.
아니, 형은 커피가 아니라
‘공간 사용료’를 주문한 거 같아.
계산하고 앉았지.
콘센트는 멀다.
음악은 크다.
옆 테이블 사람은 전화통화 중이다.
그 순간 든 생각,
“이건 집중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무대다.”
근데 묘하지.
나 이거 마시면서 괜히 똑똑해진 기분이야.
노트북 펴고 뭐라도 쓰는 척하니까,
내가 되게 바쁜 프리랜서 같아.
사실은 넷플릭스 예고편만 보고 있었거든.
우리는 왜 7,8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 척을 해야 할까?
그건 자본주의가 우리 귀에 속삭이기 때문이야.
“비싸게 마셔야 집중도 잘 돼.
남들이 봐야 너도 일하는 거야.”
그래서 형은 오늘도 커피를 주문했어.
맛은 솔직히 평범했고,
자리도 솔직히 불편했고,
근데 느낌은 좋았어.
왜냐면 나도 그렇게 설계된 사람이거든.
결국 형이 배운 건 이거야.
공부를 하려면 조용한 곳에 가야 하고,
간지를 내려면 강남 카페에 가야 한다.
이건 공부가 아니라 연출이다.
그리고 우리는 7,800원을 내고
그 역할을 연기한다.
동생아,
진짜 집중은 무료 도서관에서 생기고,
비싼 카페에서는 자아만 소비돼.
근데… 형도 알아.
또 간다. 왜냐면 거기선 내가 괜히 멋있어 보이거든.
다음 화 예고
《강남역 미용실에서 내 지갑도 같이 잘림 –
머리보다 얇아진 건 내 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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