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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받고, 잠자는 시간 빼곤 전부 글 썼습니다》

“형, 난 지금… 하루 22시간 브런치 세계관 속에 살아.”

by 라이브러리 파파
후원받은썰 (1) 이름 편집.jpg


한 달 전이었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정성스러운 댓글을 남기고,
거기에 10,000원을 후원해 줬다.


그날 나는, 작가가 됐다.
‘진짜’ 작가.

아니, 그날 이후

나는 작가인 줄 알고 살고 있다.

눈 뜨면 글 쓰고,
애 재우고 글 쓰고,
설거지하다 문장 떠오르면 물기 묻은 손으로 메모장 켜고,

꿈에서도 글 구조를 잡는다.

가끔 글 구조가 너무 잘 나와서

꿈에서 박수치며 깼다.
(실제였다. 아내가 깜짝 놀랐다.)


그리고 지금.
브런치 구독자 300명.


형, 이건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약속 때문이야.
그날 그 후원자분께
“끝까지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라고 말해버렸거든.



그날 이후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지키는 사람’이 됐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

300.jpg


브런치는 나에게 더 이상 글쓰기 앱이 아니야.
신혼 초반보다 더 자주 들여다보는 관계다.
하루 8번 앱을 켜고,


구독자 수를 보고 감탄하고,
“누가 이런 글을 봐줄까?”
싶은데 또 누가 봐준다.


그게 너무, 너무 고맙다.

300명이라는 숫자
너무 커 보이기도 하지만

내겐 300개의 등불처럼 느껴져.
매일 쓰러지려 할 때

조용히 비춰주는 빛 같아.


형, 나 진짜 이제

작가 맞는 거지?

후원 10,000원.

그건 내게 단순한 돈이 아니었다.
브런치 세계관의 기점,

그리고 매일 글을 쓰게 만든

가장 조용한 기적이었다.

라이브러리 파파였습니다.
(지금도 글 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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