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 위에서, 나는 나를 썼다
“37분 50초.
3.5킬로미터.
271킬로칼로리.”
러닝머신 화면에 찍힌 숫자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멈췄다.
숨을 고르며 기계에서 내려오는 그 짧은 순간,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
“지금 이 시간을
나는 어디에 남기고 있는가?”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내 안에는 늘 있었다.
하지만 '책'이라는 두 글자는
어쩐지 너무 멀고,
메거진에 내 글을 실어보자는 생각은
내 일상에는 너무 매끈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책도 아니고 메거진도 아닌,
그냥 나의 글을 쓴다.
이 글은 출판되지 않아도 괜찮다.
누군가의 좋아요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
이 글은 내 하루를 증명하는 문장이다.
러닝머신 위에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는 내 안의 잡생각들을 하나씩 걷어냈다.
그 자리에 남은 건
내가 진짜로 바라보는 삶의 방향이었다.
가족, 건강, 글쓰기,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약속.
글을 쓰기 전엔 몰랐다.
이런 기록한 줄이
내 하루를 얼마나 단단하게 만들어주는지.
오늘 나는
‘내가 나에게 써주는 글’의 첫 줄을 완성했다.
달리면서 생각한 나,
멈춰서 쓴 나의 마음.
그것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