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엄마는 나보다 먼저 피곤해진다”
나는 요즘 가끔 궁금해져요.
엄마는 왜 내가 놀고
싶을 때마다 자꾸 눈을 감을까?
처음엔 엄마가 나랑 놀기 싫은 줄 알았어요.
내가 그림책을 들고 가도,
퍼즐을 펼쳐놓아도,
엄마는 “조금만 쉬자”라고 말해요.
‘조금만’이라는 말은 너무 이상해요.
엄마는 그 말을 하고
누우면 아주 오래 누워 있어요.
나는 인형이랑 놀다가
혼자 조용히 그림을 그리고,
그래도 안 일어나면 결국 나도 그냥 누워요.
언젠가 나는 말했어요.
“엄마, 나랑 놀기 싫어?”
엄마는 내 얼굴을 천천히 보더니 작게 웃었어요.
그리고 “아니, 너무너무 놀고 싶은데
몸이 말을 안 들어서 그래”라고 말했어요.
그게 무슨 뜻인지는 잘 몰랐지만
엄마 눈 밑에 있는 까만
그림자가 내 마음에도 남았어요.
어느 날 밤이었어요.
나는 혼자 화장실을 가려다가
부엌 불빛이 켜져 있는 걸 봤어요.
엄마가 거기 있었어요.
엄마는 조용히 싱크대에 기대서
울고 있었어요.
나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냥 가만히 서 있었어요.
엄마는 내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날 이후로 나는 엄마가 눈을 감으면
그냥 기다려요.
‘엄마는 나보다 먼저 피곤해지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거든요.
엄마는 매일 나보다 일찍 일어나고,
나보다 늦게 자고,
나보다 많이 움직이고,
나보다 많이 참고 있어요.
나는 그걸 이제 조금 알아요.
그래서 요즘은 엄마가 누우면
내가 이불을 덮어줘요.
아주 조용히,
엄마가 놀랄까 봐 발소리도 작게.
그렇게 덮어주면
엄마는 살짝 눈을 뜨고 웃어요.
그 웃음은 아주 조금이지만,
그걸 보면 내 마음이 따뜻해져요.
나는 여전히 놀고 싶은 아이예요.
하지만 이제는 엄마가 쉬는 것도
조금은 지켜주고 싶은 아이가 되었어요.
작가의 노트
이 글은 아이의 눈으로 본
부모의 ‘피로’를 다룹니다.
자녀는 부모의 감정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어느 순간 ‘알아가는 마음’이 자랍니다.
그 변화는 조용하고 작지만,
부모에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