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눈으로 본 엄마와 아빠》

2화. 아빠는 내가 잠든 다음에 혼자 뭐 해요?

by 라이브러리 파파

나는 가끔 잠이 안 와요.

불을 끄고 누웠는데도 눈이 저절로 감기지 않아요.

베개에 귀를 대면 거실에서 아주 조용한 소리가 들려요.

'톡… 탁…'


휴대폰 화면을 누르는 소리예요.

나는 살금살금 이불을 걷어요.

문을 살짝 열면,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아빠가 보여요.


아빠는 불을 다 끄고 조용히 앉아 있어요.

스탠드등 하나만 켜놓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표정은 웃고 있는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닌데…

나는 그 얼굴이 조금 외로워 보여요.


어떤 날은 아빠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넘겨봐요.

나랑 엄마랑 같이 찍은 사진도 있고,

내가 웃는 얼굴도 있고,

우리 가족이 놀러 갔던 바닷가 사진도 있어요.


그 사진을 보다가,

아빠는 살짝 웃어요.

근데 이상하게도, 그 웃음이 조금 슬퍼 보여요.


어떤 날은 아빠가 혼자 물을 마시기도 해요.

그런 날은 유리컵에 물이 아주 작게

찰랑거리는 소리가 나요.

그 소리가 너무 조용해서,

내가 기척을 내면 사라질까 봐 숨을 멈추게 돼요.


나는 몰랐어요.

아빠가 나보다 늦게 자고,

아빠가 혼자 있는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 줄은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말했어요.

“아빠는 가족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근데 이제는 이렇게 덧붙이고 싶어요.


“아빠는, 가족을 기억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가끔은, 혼자 그리워하는 사람이에요.”


나는 그날도 몰래 거실을 보고 있다가

살짝 문을 닫고 돌아왔어요.

아빠가 나를 보면

“왜 안 자?” 하고 놀랄 것 같아서요.


그 대신 나는 다짐했어요.

내일 아침에는 아빠를 꼭 안아드려야지.

그리고 물어봐야지.

“아빠, 어제 사진 보면서 뭐 생각했어?”


아빠는 뭐라고 대답할까요?

나는 그게 조금 궁금하면서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아요.



작가의 노트

이 에피소드는 아이가 알 수 없는

부모의 감정에 ‘조용히 다가가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아빠의 고요한 시간은

곧 ‘가족을 곱씹는 시간’이고,

그걸 바라보는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사랑을 배우고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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