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눈으로 본 엄마와 아빠》

7화. 엄마는 나를 기다리는 걸 절대 티 안 내요

by 라이브러리 파파

나는 방과 후에 가끔 천천히 집에 가요.
친구랑 길에서 놀다가 늦을 때도 있고,
아이스크림 사 먹고 돌아갈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꼭 그래요.
문을 열면, 엄마가 그냥 식탁에 앉아 있어요.


뭐 별일 없다는 듯이 물 마시고 있거나,
휴대폰을 보고 있어요.

근데 나는 알아요.

엄마가 원래 저 시간에 물 잘 안 마시고,
휴대폰 화면도 멍하니 넘기기만 할 때는
항상 내가 늦은 날이에요.


어느 날, 나는 집 근처에서 살짝 숨었어요.
그냥 장난처럼, 조금만 더 보고 싶어서요.
그런데 그때 엄마가 현관 앞까지 나와 있었어요.


엄마는 현관을 열고 밖을 힐끔 봤어요.

그리고 내가 없는 걸 보더니
다시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 모습을 나는 봤어요.
그 순간 알았어요.
엄마는 나를 기다릴 때,
항상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요.


나는 그게 엄마의 방식이라는 걸 이제는 알아요.
기다리고, 걱정하고, 보고 싶으면서도
절대 먼저 말 안 해요.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먼저 말해요.

“엄마, 나 늦어서 미안해.”
“엄마, 나 오늘 바로 올게.”

그러면 엄마는 꼭 이렇게 말해요.
“괜찮아. 늦어도 돼.”
그 말은 정말 괜찮다는 뜻이지만,
나는 안 늦고 싶은 마음이 더 커져요.


엄마가 나를 기다리는 걸 절대 티 안 내는 이유는
내가 부담 느끼지 않기를 바라서겠죠.
그게 엄마의 배려고, 엄마의 사랑인 것 같아요.

그래서 나도 가끔 엄마가 늦는 날,
현관 앞에 서 있어요.


아무렇지 않은 척.
그게 나의 방식이에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이의 눈으로 본 엄마와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