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아빠는 내가 그린 그림을 진짜로 좋아하는 걸까?
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요.
특히 아빠 얼굴 그리는 걸 제일 잘해요.
아빠 눈썹은 두껍고, 코는 오뚝하고,
입은 웃고 있진 않지만 마음은 웃는 얼굴이거든요.
어느 날, 나는 색연필로 아빠를 그렸어요.
근데 조금 삐뚤빼뚤하고,
셔츠 단추는 여섯 개인데
일곱 개나 그려버렸어요.
그래도 나는 그 그림을 아빠한테 줬어요.
“이거… 아빠야.”
아빠는 그림을 보더니
“와, 이거 진짜 멋진데?” 하고 웃었어요.
나는 진짜 멋지다고 생각 안 할 줄 알았어요.
그냥 예의로 말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내 그림이 그리 잘 그린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며칠 뒤였어요.
아빠 책상 위에 그 그림이 놓여 있었어요.
컵 옆에 조심조심 꽂혀 있었어요.
그리고 회사에서 썼던 노트에
내 그림을 테이프로 붙여놓은 것도 봤어요.
나는 몰래 보고 말았어요.
아빠가 회사에 가기 전에
그 그림을 가만히 한 번 보고 나가는 걸요.
그때 조금 이상했어요.
내가 그린 그림이 뭐라고…
아빠는 그걸 왜 그렇게 보고 또 보고 하는 걸까?
어느 날, 아빠한테 물어봤어요.
“아빠, 그 그림… 진짜 좋아해?”
아빠는 웃지 않고 말했어요.
“응. 진짜로.
내가 제일 힘들 때, 그거 보면 조금 괜찮아져.”
나는 아무 말도 못 했어요.
그냥 고개만 끄덕였어요.
그리고 돌아서서 속으로 생각했어요.
“그림 하나가 누군가한테
이렇게 큰 힘이 될 수 있구나.”
나는 그때부터 더 열심히 그리고 있어요.
그리고 또 다른 그림을 몰래 준비했어요.
이번엔 우리 가족을 손잡고 그린 그림이에요.
나는 아빠 몰래
그림 뒷면에 이렇게 썼어요.
“아빠, 힘들 땐 나랑 손잡아요.”
아빠는 아직 그걸 못 봤어요.
하지만 언젠가 꼭 보게 될 거예요.
그리고 아빠는 분명,
그림을 더 조심히 간직할 거예요.
그건… 내가 아빠를 진짜로 좋아하는 마음이니까요.
이 에피소드는
‘아이의 표현이 부모에게 주는 위로’를 다룹니다.
부모는 때때로 그저 예쁘게 받아주는 척하지만,
실은 자녀의 그림, 글, 말 한마디가
큰 울림과 회복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의 눈은 작지만, 그 안의 마음은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