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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 앞에서, 더 조용히, 더 진심으로 씁니다》

“형, 누군가 내글을 읽는다는 게 아직도 신기해…그래서 더 조심스럽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형,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잘 모르겠어.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 건지.

내가 쓰는 글이 정말 괜찮은 건지.


그냥,

나의 하루, 나의 아이들,

나의 실수, 나의 후회…

그걸 쓰다 보니

지금 500명이 됐대.




처음엔

구독자 5명 넘기고도

기뻐서 새벽 2시에 형한테 톡 했잖아.

"형, 나 인기 생긴 거 같아."

그 말하고선 민망해서 메시지 지웠는데

형은 이미 읽었더라.


그땐

"다섯 명 중 두 명은 가족 아니냐"

우리가 둘 다 웃었었지.


근데 지금은

그냥 숫자가 아니라,

마음 같아.


어떤 분은 댓글 없이

좋아요만 눌러주고,

어떤 분은 조용히 구독만 하고

절대 나타나지 않아.

근데

그 침묵조차 나한테는 말이야.


형,

나는 아직도 완벽한 문장 못 쓰고

수정 버튼 계속 누르면서

스스로를 고치고 있어.

어떻게든,

한 사람에게라도 진심이 닿았으면 해서.


500명.

그 숫자는 나한테

“이제 잘 써야지”가 아니라

“더 솔직해지자” 라는 말처럼 들려.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조용해지는 감정이 있어.

말이 무거워지고,

문장이 겸손해지고,

마침표 하나에도 마음이 실려.


그래서 오늘도 쓴다.

덜 드러내려고 애쓰고,

더 진심을 담으려고 애쓰면서.

누군가의 하루에

잠깐 스쳐가는 문장일지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켜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조용히, 오래 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라이브러리 파파였습니다.

(형, 아직도 브런치 쓸 땐 손이 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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