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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명 앞에서 나란 사람을 조금씩 말하게 됩니다》

형, 처음엔 그냥 아빠 이야기였는데… 지금은 누군가의 마음에 닿고 있어

by 라이브러리 파파

처음엔 그냥 내 이야기였어.

아빠가 된 지 13년,

잠자는 아이 머리맡에서 혼잣말하듯 적던 기록들.

“오늘은 혼 안 냈다.”

“조금 웃어줬다.”

“설거지는 내일 하자고 했다.”

그런 사소한 감정들이었지.


그런데 어느 날,

그 기록을 누군가 읽기 시작했어.


그리고 지금,

구독자 450명.




형, 이 숫자 그냥 지나칠 수 있을 것 같지?

근데 나는 진짜

계산기 켜서 450 나누기 30일,

하루 몇 명씩 구독해 준 건지 셌다.

“어제 4명 늘었어. 진짜야.”

이런 말 아내한테 하다 눈물 찔끔 났어.

그때는 웃으면서 닦았지만,

사실 좀 울고 싶었다.


왜냐면,

부끄럽지 않게 쓰고 싶다는 마음이

이젠 너무 커졌거든.


《아이의 눈으로 본 엄마와 아빠》를 쓸 때

내 안에 있는 어설픈 아빠를 마주하게 돼.

그리고 아이의 눈엔

내 말투, 내 표정, 내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걸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다시 배워.


나는 아직 완벽한 부모도,

뛰어난 작가도 아니야.

그냥 말을 고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 앞에서도,

글 앞에서도.


그래서 오늘도 쓴다.

450명 앞에서

‘괜찮은 아빠’가 되기 위해,

그리고

‘조금은 괜찮은 글’로

당신 하루에 머물기 위해.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묵묵히 기다려주셔서,

그리고 구독해 주셔서.


라이브러리 파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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