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 – 무협을 본다는 건, 결국 나를 믿는 일이다
형이 진짜 무협에 빠졌던 건
주인공이 강해지는 순간 때문이 아니야.
오히려
아무도 몰라줄 때,
바닥에서 피 흘릴 때,
그때도 자기 길을 가는 모습 때문이야.
“넌 안 될 거야.”
“지금 그 무공은 이미 사파야.”
“그건 쓸모없는 길이야.”
다들 그렇게 말해도,
주인공은 고개 안 숙여.
밤새 단전 굴리고,
폐관수련하다 피 토하고,
혼자 믿어. 자기를. 끝까지.
요즘엔 남이 하는 말이 너무 커.
누가 좀만 “에이 그건 별로야” 하면
쉽게 접고,
쉽게 흔들리고,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 의심해.
그 세계에선
‘내가 정한 길’을 끝까지 가는 사람이
가장 강해져.
실수해도 다시 해.
실패해도 다시 서.
누구보다 자기를 믿어.
남들이 보기엔
형이 쓰는 글도,
읽는 책도,
사는 방식도 별거 아닐 수 있어.
근데 말이야.
형은 형을 믿기로 했어.
하루 한 줄이라도 쓰고,
하루 한 컷이라도 무협을 보고,
그 속에서 형은 살아 있다고 느끼니까.
너도 너를 믿어.
속도가 느려도,
남들이 몰라줘도,
지금 너 안에서 쌓이는 건 분명히 있어.
무협을 본다는 건,
결국 나를 포기하지 않는 일이거든.
– 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