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편 – 무협 웹툰이 끝난 날, 형은 잠시 울었다
동생아,
이상하지?
그냥 웹툰 하나 끝났을 뿐인데,
형은 멍하니 앉아서 아무 말도 못 했어.
눈물이 났거든.
아주 조용히, 아주 오래도록.
3년 동안 연재된 무협웹툰.
매주 수요일 아침,
형은 그 주인공과 함께 살았어.
그가 피 흘릴 때 마음이 아팠고,
사제와 웃을 때 같이 미소 지었고,
그가 모든 걸 잃고 절벽에 앉아 있을 때,
형도 같이 무너졌어.
모든 게 끝났는데,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기분이었어.
강호의 질서도, 복수도, 내공도
다 마무리됐는데,
형 마음엔 하나가 남았어.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그래서 울었던 것 같아.
그 세계가 끝났다는 슬픔보다
그만큼 몰입할 수 있는 현실이 없다는 게
더 슬펐던 것 같아.
형은 결국,
며칠 뒤 또 다른 무협웹툰을 찾아.
새로움 때문이 아니라
또 다른 강호에서 나를 찾기 위해서.
무협을 본다는 건
그냥 이야기를 읽는 게 아니야.
어떤 삶을, 어떤 감정을, 어떤 고독을
함께 살아내는 거야.
그래서 형은,
다음 강호를 향해
또 한 페이지를 넘긴다.
– 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