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대략난감

《온라인 회의 중 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한 말》

조용한 줌방에 울려 퍼진 나의 사생활. 정적, 당황, 그리고 생존멘트

by 라이브러리 파파

요즘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회의가 더 민망하다.

왜냐면, 말 실수가 더 정확하게,
음소거가 안 된 상태에서 퍼지기 때문.

형은 한 번, 진짜로 당했다.



실수의 시작은 아주 평화로웠다

오후 2시.
줌 회의 중.
발표는 다른 팀에서 하고 있었고
나는 음소거 상태에서
옆자리 동료랑 나지막이 얘기했다.


“야 이거 끝나면 치킨 시킬래? 아 오늘 진짜 꼰…"


그때였다.
내 모니터 위쪽에서 마이크 아이콘이 번쩍였다.
분명 꺼뒀는데?
켜져 있었다.
다 들렸다.


정적.
그리고 채팅창에 올라온 한 줄.


“○○님, 마이크 켜져 있는 것 같아요ㅎㅎ”


진짜 식은땀이 났다.



그때 형이 썼던 ‘살아남기 위한 리액션 멘트’


1. “죄송합니다! 제 마이크가 저보다 말을 먼저 시작했네요ㅎㅎ”
→ 웃음 섞인 인정.
사과와 함께 분위기 누그러뜨리는 데 최고다.


2. “아이고, 이 와중에 진심이 튀어나왔네요. 모두 잊어주세요ㅎㅎ”
→ 유쾌하게 툭 치고 지나가기.
상대방도 웃으면 민망함 끝.


3. (후속 채팅으로) “다음 회의 땐 꼭 마이크랑 마음 둘 다 잠가두겠습니다.”
→ 이건 센스 있는 마무리용
읽는 사람마다 ‘얘 여유 있다’는 인상 줌.


회의는 말이 아니라 공기로도 평가된다


회의 내용보다
그때 나온 말 한 마디로
사람 인상이 결정될 수 있어.

실수는 괜찮다.
중요한 건
그 실수를 어떻게 넘기느냐야.


형은 그날 이후

줌 회의 전엔 무조건 이걸 외친다.


“마이크 OFF, 카메라 OK, 입은 조심.”



다음화 예고

《화장실 줄 기다리는데 내 앞사람,

진짜 친구였다면… – 난처한 타이밍 유머 3종세트》

진짜 이런 날 있다.
줄 설 땐 남인데,
막상 내 앞에서 나오면
너무 잘 아는 사람.

그 순간을 웃음으로 바꾸는 한 줄 대사,
다음 편에서 알려줄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버스에서 졸다가 어깨 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