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진심이 없다면, 평범함조차 설득할 수 없다)
정곡이었다.
나는 그저 ‘가능할 것 같아서’, ‘자료 구하기 쉬워 보여서’,
‘이전 논문이 많아서’라는 이유로 주제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주제를 설명할수록 점점 자신감이 빠졌다.
생각해보면, 그 주제는 ‘익숙한’ 주제였을 뿐 ‘내 것’은 아니었다.
논문 주제를 고른다는 건
연구의 80%를 이미 결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이렇게 말한다.
“일단 시작하자.”
“어차피 쓰다보면 방향이 잡히겠지.”
“선배들도 이 주제로 다 썼는데 뭐.”
그럴수록 지도교수는 냉정하게 말한다.
“그래서 너는 왜 이걸 하고 싶은데?”
교수님이 보는 건 주제의 트렌드가 아니라
그 주제를 향한 나의 진심, 나만의 방향감각이다.
나 역시 이런 대답을 못했던 시간이 있었다.
“다들 하니까 저도 해보려고요.”
“요즘 조직문화 관심 많잖아요.”
“데이터가 있어서요…”
그 말은 모두
‘그래서 너는?’이라는 질문 앞에서
무너졌다.
논문은 무언가를 새롭게 밝히는 작업이 아니라,
무언가를 ‘나답게’ 다시 바라보는 일이다.
남들이 백 번 본 주제라도
내가 한 번 진심으로 보면
그 안에 내가 쓸 수 있는 이유가 생긴다.
그게 바로 연구의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