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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 Apr 09. 2016

우물안 개구리가 바로 내 자신임을 깨닫는 일

여행의 장점

'여행의 좋은 점은 인생에서 한 번도 안 가본 곳에 가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거야. 그건 여행을 안 가본 사람은 느낄 수가 없지. 여행을 가면 얼마나 새롭겠니? 온 통 신기한거지.'

    #언니의 독설, 김미경





2013년 8월 25일


비는 추적추적, 빗소리는 투둑투둑.

눈 앞엔 황홀한 야경, 맛있는 음식, 따뜻한 난로 그리고 좋은 사람.


따뜻한 아메리카노, 재즈풍의 음악.

예쁜 노트와 부드러운 볼펜.

앞에는 유럽인 커플이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나는 글을 쓰고, 내일 집에 갈 일정을 고민하며 행복한 상상 중





2주간의 여행 덕분에 많이 편안해지고 안정되었다. 날카로웠던 성깔이 많이 차분해지고, 시니컬리즘이 줄고 악몽따위도 없어졌다. 다시금 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니, 이번 여행은 만족한다.


나의 대범함이 조바심으로 바뀌고, 나의 당당함이 두려움으로 바뀌는 과정을 겪었다. 나는 지금도 내 자신의 변화를 느낀다. 별을 아닌 것으로 마음 졸이고, 짜증내고, 신경쓰는, 쿨하지 못한 내가 너무 싫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고 죽음을 두려워하고 지각을 무서워한다. 근본적으로 내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 가장 공포스러웠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서글픈 일일까.


나를 사랑하는 과정은 언제나 필요하다.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하는 것. 내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 동시에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내가 행복한 것, 내가 충만한 것, 넘치진 않지만 충족할만한 삶을 영위한다는 것.


우물안 개구리가 바로 내 자신임을 깨닫는 일. 내가 여기 앉아 있음 도태된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지 않을까. 나는 안다.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사람이 있고 내가 이해해야한다는 것이 많다는 것을. 그 수 많은 다양함 중에 나도 포함된다는 것은 이제서야 지각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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